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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삐 풀린 환율, 한·미 통화스와프 관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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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외환위기 후 최고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7일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환전소에서 외국인들이 환전하고 있다. 2026.6.7 kjhpress@yna.co.kr/2026-06-07 15:49:55/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원/달러 환율, 외환위기 후 최고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7일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환전소에서 외국인들이 환전하고 있다. 2026.6.7 kjhpress@yna.co.kr/2026-06-07 15:49:55/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야간거래에서 달러당 1561.5원까지 올라 2009년 3월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평균환율도 1490.98원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 이후 약 28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하겠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다. 시장에서는 머지않아 환율 1600원도 뚫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올해 들어 경상수지가 반도체 호황 덕에 사상 최대규모의 흑자를 내는데도 환율이 오르는 건 중동전쟁발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에다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더해진 결과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국내주식을 120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1∼4월 경상수지 흑자분 1026억달러의 70%를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환율불안과 해외투자 등을 이유로 그대로 쟁여두고 있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환율 급등이 달러 유출을 가속하고 다시 원화가치 추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조짐마저 감지된다.

외환위기나 국가부도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지만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총력 대응해야 할 때다. 당장 이달 18일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계획을 담은 특별법이 발효되고 1호 프로젝트도 발표되면 원화 약세 압력은 배가될 게 뻔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 한 달 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통화스와프를 제안했지만 미측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환율이 이토록 불안해서는 정부나 기업이 약속한 대미투자를 제때 이행하기 어렵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환율안정에 합의한 만큼 미 측도 마냥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발 경제위기 때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위기를 넘겼다. 정부는 외교·정책역량을 집중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근본 해법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경제체질을 확 바꾸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1.66%에서 내년 1.52%로 가라앉는다고 한다. 불과 2년 전까지 세계 47개국 중 10위권 중반을 유지하던 순위도 30위권으로 밀려난 판이다. 정부는 올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이제라도 노동·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한계산업 구조조정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고환율·고물가를 자극하는 재정 팽창을 자제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