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높은 지지 속에 치러진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리더십이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을 흡수해 득표로 연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정 대표의 중도 확장성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명픽(이 대통령의 선택) 후광’을 입어 출마한 정원오 후보의 패배 책임을 정 대표에게만 돌리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비당권파 역시 정 대표 연임 저지론을 제기하면서도 공세 강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7일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 설치 등 관련 논의를 이르면 이번 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내일(8일) 또는 최소한 다음 주 최고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라며 “전당대회는 8월17일 또는 30일, 아니면 9월6일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당권 경쟁 시점이 가시권에 들면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정 대표의 대표직 사퇴 시점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대표직 잔여 임기 1년을 수행하고 있다.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거론돼 왔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대표가 연임한 사례는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에 두 번 당선됐던 이 대통령뿐이다.
비당권파는 서울 탈환 실패를 정 대표 연임 불가론의 지렛대로 삼을 태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양적 승리이자 질적 패배”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도 결과가 이랬는데 다음 총선은 어떻겠나. 중도를 끌어안지 못하면 선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잡음이 있었던 전북지사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면서도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지원하지 못해 패했다”며 “이런 부분이 향후 지방선거 백서에 반드시 담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라는 보수 진영 대권 주자를 한 번에 2명이나 허용했다. 당대표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6일 “서울 패배는 아프다는 식의 당대표 인식은 나태하고 만연하며 민심과 너무도 차이가 크다”고 했다.
그러나 한 비당권파 의원은 “4년 전 국민의힘에 내줬던 광역단체장을 이번 선거에서 되찾아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보태야 할 시기에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등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 패배의 원인은 이 대통령이 일정 부분 제공한 측면도 있다”며 “애초 엑스(X)에서 인지도 낮은 정 후보를 띄운 것이 이 대통령이었다. 스타벅스 발언도 중도층이 보기에 과도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비당권파가 마냥 정 대표를 나무라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들은 같은 날 광주를 찾아 ‘몸풀기’에 돌입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후임 총리 인선이 발표된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김 총리는 선거 결과를 두고 “어떤 분들은 승리라고 하고 어떤 분들은 충분치 못한다고 한다”면서 “지금은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될 때”라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호남 민심이 어떤 사명을 부여할지를 보고 판단하겠다”면서 “정 대표가 어떤 거취를 하는지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이 부풀어오르는 상황을 우려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나 우원식 전 국회의장을 당 대표로 추대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레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