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 시절 미성년자였음에도 강제 징집됐다가 녹화사업에 동원된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김형철)는 원고 A씨 등 1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배상액은 피해 정도에 따라 3000만∼6500만원 사이에서 각각 책정됐다.
재판부는 “공권력을 남용한 직무상 불법행위로서 법질서 전체의 관점에서 위법하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며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배상액이 인정된 A씨는 1982년 대학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학내 시위 홍보물을 붙인 일로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가 강제징집됐다. 당시 A씨는 만18세로 미성년자였다. 보안사령부는 A씨에 대한 기본카드, 동향 관찰·선도 결과 보고 등 신상자료를 작성했으며, 중대장에 대한 언행 등 군 복무 중 동향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함께 소를 제기한 이들 중에는 1971년 10월 박정희 정권 당시 교련 철폐 운동을 주도하다 강제 징집된 이들도 있었다. 교련 철폐 운동은 1971년 대학 내 군사교육 과목인 교련이 강화되자 대학생들이 저항하며 벌인 전국 규모의 운동이다.
2022년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1970∼1980년대 이뤄진 대학생 강제징집, 녹화 공작 및 선도 업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