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전 세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한국 증시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최근 급등에 이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블룸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한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들이 최근 너무 오른 한국 증시 비중을 일부 줄이고 헤지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올해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며 코스피 지수의 90% 이상을 끌어올렸다. 이들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꺾이지는 않았지만 쏠림 현상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헤지펀드 골든호스펀드의 이링 옹 매니징 파트너는 “지난 몇 주 동안 총 투자 노출을 조금씩 줄이고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 전략을 펼쳐왔다”며 “(스페이스X 등 대형 기업공개에 대비해) 일정 금액의 투자 여력을 확보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M&G인베스트먼트는 인공지능(AI) 공급망 전반으로 투자처를 넓히기 위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관련 보유 주식 비중을 줄였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한국 증시에서 약 760억달러를 순매도했고, 최근 한 달 동안에는 매 거래일 순매도가 이어졌다. 또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 상품 거래가 늘어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한국 증시 대표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 옵션시장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 수요는 하락 방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ETF는 5일 미국 증시에서 14% 급락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미국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나스닥 주가가 5일(현지시간) 급락한 것도 한국 증시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비관적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6배로 최근 5년 평균인 10배에 못미친다. 올해 들어 폭등한 반도체주에 대한 차익 실현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의 새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G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퍼샤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가치사슬의 더 아래쪽인 이른바 ‘곡괭이와 삽’ 영역에 초과 수익이 있다”고 말했다. AI 생태계의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는 장비·부품 등의 기업에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