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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신고가 비중 10% 붕괴… 대출 규제에 얼어붙은 매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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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단지 묶이자 10억~15억 원대 중고가 아파트 실수요 집중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어 있는 매물.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어 있는 매물.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상승 동력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금융 규제와 세제 이벤트가 맞물리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신고가 거래 비중이 10% 선 밑으로 떨어졌다.

 

8일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수도권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9.7%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확대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 규제가 매수 심리를 압박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시장에 쏟아진 급매물들이 소화된 점도 비중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5월 신고가 비중은 19.3%로 전월 21.3%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경기도 역시 7.7%에서 7.0%로 0.7%포인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인천은 2.7%에서 2.8%로 0.1%포인트 소폭 상승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 현금 동원력 막힌 강남권 관망... 중고가 실수요는 영·동·동 집중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올해 2월 31.3%까지 치솟은 이후 3월 25.1%, 4월 21.3%, 5월 19.3%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매달 1000건을 넘나들던 신고가 거래 건수도 5월에는 864건으로 줄었다. 5월 전체 거래량 자체도 4467건에 그쳐 최근 3개월 월평균 거래량인 6563건과 비교해 크게 축소됐다.

 

특히 그동안 시장 상승세를 이끌던 강남·서초·용산 등 초고가 지역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강남구의 5월 신고가 비중은 19.3%로 전년 동기 대비 31.1%포인트 급락했다. 서초구와 용산구도 각각 33.8%, 26.4%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14.3%포인트, 9.0%포인트씩 줄었다. 대출 없이 순수 현금 동원력이 필요한 고가 단지에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영등포구(41.2%)와 동작구(35.3%), 동대문구(31.8%)는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띠었다. 이들 지역의 5월 신고가 평균 가격은 영등포구 12억9000만 원, 동작구 15억 원, 동대문구 11억1000만 원 수준이다. 주로 10억~15억 원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강남권보다 금융 규제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실속형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관측된다.

 

◆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와 역세권 대단지는 ‘신고가 랠리’

 

경기도 전체 지표는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교통 호재가 있거나 대기업 배후 수요가 탄탄한 비규제지역은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구리시와 용인 수지구다. 구리시는 지하철 6호선 연장 추진과 노후 단지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며 5월 신고가 비중이 21.1%까지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18.9%포인트 상승해 경기 지역 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용인 수지구 역시 19.4%로 전년보다 16.1%포인트 올랐다. 강남 및 판교 접근성이 좋은 데다 리모델링 사업과 반도체 개발 호재가 겹친 결과로 보인다.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하남시(21.4%)와 성남 중원구(24.6%)도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특히 화성 동탄구는 신고가 비중이 12.0%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동탄은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ASML 화성캠퍼스가 인접한 반도체 산업벨트의 핵심 주거지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주택대출 지원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금력을 갖춘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은 2.8%로 소폭 올랐으나 전년 동기(3.4%)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추홀구가 6.3%로 가장 높았고 부평구가 4.0%로 뒤를 이었다. 역세권 대단지인 부평신일해피트리더루츠와 힐스테이트푸르지오주안 등에서 신고가 거래가 집중됐다.

 

◆ 6월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정책·금융 환경 변화가 변수

 

현재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자금 압박을 받는 강남권 고가 단지의 관망세와 대출 문턱이 낮은 서울 중저가 지역 및 경기 반도체 호재 지역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뉘는 양상이다.

 

직방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 시장은 지역별·가격대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라며 “반도체 산업벨트와 주요 업무지구 배후 지역 등 경제적 기반이 탄탄한 곳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다만 5월 실거래 데이터는 아직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있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의 추가 신고분이 반영될 경우 세부 수치에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