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8일 숨 고르기를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4.1원 내린 1,5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다만 15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5일 야간 거래가 이어지던 6일 장중 1,561.5원을 찍었고, 이날도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최고인 1,555.2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1,540원대 후반으로 상승분을 소폭 반납하다가 오전 11시 전후로 다시 1,550원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이 나오면서 1,550원 밑으로 내려갔다. 오후 2시 20분께를 전후해서는 방향을 바꾸더니 주간 거래 마감 직전 하락 폭을 더욱 키워 1,533.3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주간 거래에서 환율의 변동 폭은 21.9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12월 26일(24.8원) 이후 가장 크다.
환율이 하락 전환한 데에는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경계감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는 이날 윤경수 국제국장과 이형렬 국제금융국장 명의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전날 외환 당국이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이틀 연속 환율 관리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전날 회의를 열고 환율 쏠림을 좌시하지 않고, 투기적 거래와 관련해선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NDF 거래를 우리 외환시장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나가기로 하는 등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놨다.
국민연금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헤지에 나서 선물환을 매도한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최근 환율 상승을 이끈 외국인 주식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멈췄다고 예단하긴 어렵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1거래일 연속 주식을 내던졌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3천555억원이다.
여기에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7만2천명으로 나오면서 경기 호조에 따른 미국 금리 인상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090으로, 직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0.43 올랐다.
미·이란 전쟁을 둘러싼 종전 불확실성은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하며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이스라엘이 7일(현지시간) 레바논을 공습하자 이란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상대로 보복 공격으로 응수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 당국의 발언 이후 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봐선 일단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오늘 환율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구두 개입으로 환율이 조금 안정화했지만, 대외 요인으로 봤을 때 환율 상승 재료가 많아 장기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7.46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962.24원)보다 4.78원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0.38엔 오른 160.317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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