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북한 평양에 도착해 7년 만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직접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맞이한 데 이어 대규모 환영 행사까지 마련하는 등 최고 수준의 예우를 보였다.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낮 12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7년 만이며, 북·중 정상의 대면 회동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이후 9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겸 총사무국장, 왕이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 장관, 둥쥔 중국 국방부장 등과 동행했다.
이날 순안공항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 공항에는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걸려 있고, 그 아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중(북·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 등 환영 문구를 게시했다.
시 주석은 전용기에서 내려 김 위원장과 악수했다. 북한 어린이들은 시 주석 부부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펑 여사가 동행한 만큼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함께 공항에 나왔다. 2019년 시 주석의 북한 방문 당시에도 김 위원장과 리 여사가 공항에서 시 주석을 영접한 바 있다. 이날 김 위원장 부부의 딸 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항 환영식에 이어 김일성광장에서도 별도의 공식 행사가 열렸다. 2019년 당시에는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환영 행사를 열었다.
이날 광장 중앙에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대형 초상화가 내걸렸고, 광장 양측에는 중국어와 한국어로 작성된 ‘조중우의 만고장청’(中朝友誼 萬古長靑), ‘깨뜨릴 수 없는 조중우의 단결 만세’ 등의 구호가 설치됐다. 북·중 우의가 영원하길 바란다는 뜻의 ‘조중우의 만고장청’은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이던 2008년 북한을 방문해 방명록에 남긴 문구로 알려져 있다.
시 주석과 펑 여사가 차를 타고 광장에 도착하자 기마 의장대가 도열해 영접했고 군악대가 환영곡을 연주했다. 이어 김 위원장 부부가 시 주석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북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군악대가 중·북 양국 국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신화통신은 의장대가 “시진핑 동지의 건강을 축원합니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광장 환영식에는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태성 내각총리, 김재룡·리일환·김성남 당 비서와 최선희 외무상 등 북한 노동당과 내각 최고위급 실세도 참석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광장에서는 평양 시민들이 깃발과 꽃, 풍선을 든 채 중·북 우호 구호를 외쳤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붉은 카펫을 따라 걸으며 환영 인파에 손을 흔들었다. 환영식은 한글과 중국어로 된 환영 문구를 단 형형색색의 풍선을 날리며 마무리됐다.
이후 시 주석과 펑 여사는 금수산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이곳에서 진행됐다.
영빈관은 2019년 시 주석의 첫 국빈 방문 때 처음 공개됐다. 이후 북한을 찾는 국가정상급 외빈을 위한 숙소와 회담 장소로 사용돼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영빈관 단지 내에 새 건물을 짓고, 새 건물들 주변 도로포장과 조경 등을 새로 하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목란관에서 시 주석 부부를 위한 환영만찬을 주최했다. 목란관은 북한의 국빈용 연회장이다. 북한 국화인 ‘목란’에서 이름을 따 왔다.
시 주석의 방북은 이날부터 9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구체적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9년 방북 때처럼 북·중 혈맹을 상징하는 조중우의탑이나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 방문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방북은 시 주석이 지난달 베이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난 직후 이뤄진 것이다. 시 주석은 오는 9월 미국 방문 때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