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조작기소 특별검사법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하면서 특검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국정조사 이후 특검법안을 발의했으나,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목적”이라는 등 반발 목소리가 높아지자 논의를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0월 검찰청 폐지 후 신설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여부와 관련해서는 결론을 국회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당 내 검찰개혁 강경파와 정부 입장에 공감하는 이들 간 ‘내홍’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에 관한 질문에 “은폐된 게 있다면 드러내야 한다, 법과 상식대로”라며 “(진상규명을) 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과 관련해) 수없이 고소·고발돼 있고, 여러 가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하기는 해야 할 텐데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까, 국회에서 이 점을 고려해서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규모로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서는 방안이 “일반적”이라면서도 “일부러 (정부) 내부에서는 안 하고 있다, 쓸데 없이 오해를 살 테니까”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결과는 보고 판단하면 된다”며 “법과 상식에 따라서 잘못됐으면 시정하면 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조작기소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서면서 민주당은 국회 원구성을 마치는대로 특검법 처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 4월30일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특검법안에 따르면 특검의 수사 대상 사건은 국정조사 대상이었던 대장동·대북송금 등 7개 사건을 포함해 총 12건이다. 법안에는 특히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에 관한 사항은 특별검사에게 전속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해당 의혹들로 기소된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가능케 하는 권한이라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과 법조계에선 특검법안이 대통령 당선 후 중단된 이 대통령 재판을 아예 ‘지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검이 수사하지 않은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을 갖는 점,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심지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건까지 특검 수사 대상이 되는 점, 특검이 청구한 영장을 전담해서 맡을 영장전담법관 지정 조항 등이 위헌·위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특검법안 처리의) 구체적 시기와 절차에 대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달라”고 요청했다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 재판 등의 공소취소 권한을 갖는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맞느냐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대통령에게 형식적 임명권만 부여하고 실질적 임명권을 국회, 특히 야당이 갖는 식으로 절충안을 찾는 게 아니라면 (특검법 통과로) 정부·여당이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후속입법의 ‘뜨거운 감자’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보유 여부를 두고는 “결론은 국회에 맡기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앞서 신년 기자회견에선 “보완수사가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예외적인 상황에서의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런 입장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도 불리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들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공연히 밝혀왔으나, 민주당 김용민 의원을 비롯한 여당 내 검찰개혁 강경파들은 “보완수사도 수사”라며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검사의 보완수사권 여부 등을 명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조만간 여당에 넘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개혁추진단은 보완수사권 폐지시 경찰 수사에 대한 감시·통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를 반영해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