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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신입이 중기 5년차보다 월급 많다”…극단으로 치닫는 임금 양극화, 원인은 ‘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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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직급과 고용 형태를 넘어 ‘성과급’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중소기업 여성 근로자의 월 임금은 대기업 남성의 37% 수준에 그쳤고, 특히 중소기업의 성과급은 대기업의 17%에 불과해 기본급 격차를 압도하는 극단적인 편차를 만들어냈다. 대기업 신입사원이 중소기업 5년차 숙련 인력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 ‘임금 역전’ 현상까지 고착화되면서, 국가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의 인력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성과급’ 격차가 임금 불평등 핵심 원인

 

8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중소기업 여성의 월 임금총액은 264만5000원으로, 대기업 남성(711만원)의 37.2% 수준에 그쳤다.

 

중소기업 남성 역시 월 임금총액이 393만9000원으로 대기업 남성의 55.4%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평균 기준으로도 중소기업(336만2000원)은 대기업(632만3000원)의 53.2%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의 주범으로 ‘특별급여(성과급)’를 지목했다. 2025년 기준 중소기업의 월평균 특별급여는 20만8000원으로, 대기업(119만5000원)의 17.4%에 불과했다.

 

정액급여(기본급+수당) 격차가 대기업 대비 64.5% 수준인 데 비해 성과급 격차는 17.4%로 극단적 편차를 보인 것이다. 이는 성과 보상 단계에서 격차가 폭발적으로 벌어지는 구조를 의미한다.

 

◆ 소규모 기업일수록 뼈아픈 성과 보상 한계

 

특히 종사자 규모별로 보면 4인 이하 소상공인의 월 임금총액(239만1000원)은 대기업의 37.8%에 그쳤고, 5~29인 소기업은 53.8%, 30~299인 중기업은 63.8% 수준으로 나타나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격차는 더 컸다.

 

소상공인의 특별급여는 6만6000원으로 대기업 대비 5.5%에 불과했다. 5~29인은 16.4%, 30~299인은 27.2% 수준에 머물렀다.

 

격차는 심화 추세이기도 하다. 정액급여는 대기업 대비 65.7%(2022년)에서 64.5%(2025년)로, 초과급여는 36.6%(2022년)에서 32.6%(2025년)로 벌어졌다.

 

중기연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5년 중소기업 연평균 임금인상률은 정액급여 2.6%, 초과급여 3.1%였지만 특별급여는 -0.3%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성과급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성과급 격차는 원·하청 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이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동안, 하청 중소기업은 납품단가 인하 압박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온전히 떠안으며 성과급 지급 여력 자체가 고갈된 상태다.

 

이는 청년층의 심각한 ‘중소기업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초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인구 위기를 가속화하는 핵심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 고용 형태 차별과 숙련 인력 ‘임금 역전’

 

고용 형태별로도 격차는 극명했다. 중소기업 여성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1만5497원)은 대기업 남성 정규직(4만6609원)의 33.2%에 머물렀다.

 

또한 중소기업 남성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2만8041원)조차 대기업 남성 비정규직(2만9232원)보다 낮게 나타나, 고용 형태보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가 더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더 큰 문제는 인력 유출을 부르는 ‘임금 역전’ 현상이다. 중소기업에서 근속 3~5년 미만인 근로자의 월 임금총액(333만4000원)은 대기업 근속 1년 미만 신입 근로자(344만7000원)보다 10만3000원 낮았다.

 

이러한 역전 현상은 단순한 수치상 역설에 그치지 않는다. 중소기업 숙련 인력이 대기업 신입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구조는 핵심 인력의 이탈을 유발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와 지불여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강화한다.

 

최근 5년간 중소기업 근속 1년 미만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 인상률은 2.9%로, 대기업(4.2%)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률(3.1%)에도 미치지 못해 격차를 더 키우고 있다.

 

최근 첨단 산업으로의 생태계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스톡옵션과 특별보상을 내걸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인건비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기존 숙련 인력마저 뺏기는 ‘인재 블랙홀’ 현상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소기업 간 자발적인 이익 공유제 확대,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성과공제기금 활성화 등 우회적인 보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 “성과보상, 일하는 방식 혁신 절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격차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현장의 급여 지불 여력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인 이하 소상공인의 특별급여는 대기업의 5.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급 격차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현장에서 성과보상의 제도적 기반을 확충하고, 일하는 방식 혁신을 통해 급여 지불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