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9일 닷새 차에 들어가면서 규모도 줄어들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화요일인 이날 오전 10시 현재 개표소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200여명이 시위 중이다. 전날 오후께(2천여명)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규모다.
같은 시각 서울시 도시 데이터상 올림픽공원 일대 실시간 인구는 8천500∼9천명으로, 60대 이상(23.0%)이 최다 인원을 차지한다.
이 수치에는 공원을 방문한 생활 인구나 인근 지하철역·버스정류장을 지나는 유동 인구 등도 포함된다.
지난 주말 수만명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운집했으나 평일이 되자 시위 인원 감소세가 뚜렷하다.
월요일인 전날 오전에는 1천여명 수준이었다. 시위 참가자 상당수가 학교와 직장 등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성조기 자제령'이 내려졌던 주말과 다르게 평일 시위에는 'Stop the steal(표 도둑질을 멈추라)' 등 부정선거 주장 단체가 즐겨 쓰는 구호·피켓이 관찰되고 있다.
'MAGA'(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가 적힌 모자를 쓴 인원도 보였다.
주말 동안 '재선거'로 통일됐던 구호는 현재 '부정선거 재선거'로 바뀐 상태다.
일부 인원은 이날 오전 6시 20분께 경기장 정문 격인 1-3 입구 앞에서 '선거소청' 팻말을 들고 다른 참가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선거에 참여한 후보자의 선거 무효 소청이 재선거에 이르는게 현실적 방법이라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의 선거무효와 이에 따른 재선거를 하려면 상급선관위에 소청하고 선관위가 이에 불복할 시 법원에 소송을 할 수 있다.
현재 개혁신당이 선거 일부무효 소청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를 위한 증거로써 각종 선거 사무용품의 보전을 서울동부지법에 전날 신청했다.
동부지법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경기장에 봉쇄된 투표함 역시 증거로서 보전된다.
시위 참가자들이 며칠째 경기장 출입구를 점거하는 이유도 개표가 끝난 이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서다. 투표용지 등을 빼돌릴 수 있다며 내외부 이동도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착상태를 푸는 '키'는 법원이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용 시 법원은 투표함을 선거 소송과 관련된 중요 증거로서 별도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가 아닌 사법부가 개입한다고해서 시위대가 봉쇄를 풀지는 미지수다. 이번 시위는 인파 전체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주최 측이 없다.
본 투표일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봉쇄했던 인원이 개표소로 곧장 이동해 시위 동력이 되긴 했지만, 이후 청년층이나 가족 단위로 참여한 시민들도 적잖다. 이에 따라 산발적인 형태로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핸드볼경기장 봉쇄가 길어지면서 이곳에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들 업무는 마비 상태에 빠졌다.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들이 입주한 핸드볼경기장 사무실에는 대한핸드볼협회,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등 여러 종목단체가 자리하고 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 관계자는 "오는 22일부터 인천에서 열리는 '2026 제24회 CMAS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준비가 한창인데 사무실 출입이 막혀 업무 차질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시 등 관계기관과 주고받아야 할 자료가 많고 대회 점검 업무도 남아 있는데 사무실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USB나 업무 자료라도 반출하고 싶지만, 시위 참여자들이 막고 있어 어렵다"
그러면서 "회계 담당자는 세금 신고 업무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직원들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출입해 업무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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