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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후 금기 ‘비핵 3원칙’ 재검토 주장에 전문가회의선 찬반 맞서

핵 ‘제조·보유·반입’ 금지 원칙 놓고
“재검토 필요” vs “논의 대상 아냐”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비핵 3원칙’ 재검토를 시사한 가운데 정부 전문가회의에서는 이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안보 3문서’ 개정 관련 제2차 전문가회의에서 비핵 3원칙 재검토를 논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해 찬반이 나뉘었다.

 

참석자 가운데 1명이 비핵 3원칙을 실효적 핵 억지 보장 차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자 ‘비핵 3원칙 재검토는 신중해야 한다’, ‘애초 논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비핵 3원칙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고 선언한 이후 일본이 줄곧 지켜온 원칙이다. 세계 유일 피폭국인 일본은 줄곧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제)에 의존해 왔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는 비핵 3원칙 때문에 금기시해 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내각이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내걸고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3문서의 연내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핵 3원칙 개정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 유사시 미국의 핵 억지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반입 금지’ 원칙의 재검토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회의는 정부에 안보 3문서 개정에 관한 제언을 정리하기 위해 열리고 있으며, 외무성·방위성 출신 인사와 인공지능(AI)·경제안보 전문가 등 총 15명이 참석했다.

 

이 중 야마자키 고지 전 통합막료장(한국 합참의장에 해당)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핵 보유국들에 둘러싸인 현실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고려해 (비핵 3원칙) 재검토를 논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반입 금지 원칙은 확장억지의 일환으로서 매우 중요한 논점이 되지 않겠나. 핵을 쏘지 못하도록 하는 체제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히가시노 아쓰코 쓰쿠바대 교수는 “비핵 3원칙은 일본이 핵무기와 어떤 방식으로 억지적 관계를 맺을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라며 “이 단계에서 졸속으로 진행해서는 안 되며, 재검토를 원한다면 별도의 전문가회의를 구성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구로에 데쓰로 전 방위사무차관은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할 여지는 있으나 ‘핵 보유론’에는 동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비핵 3원칙의 재검토를 안보 3문서 개정의 논점으로 삼는 데 대해서는 이날 반대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고 산케이신문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 전문가 회의는 내달 말 이후 개최되며, 회의 참석자들은 가을쯤 제언을 정리할 예정이다. 정부는 여당 측 제언과 전문가 제언을 토대로 올해 말까지 안보 3문서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