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는 취임 1년간 ‘전가의 보도’처럼 국정 운영의 여러 국면에서 활용됐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 외교·정책 성과 홍보, 공직사회 신상필벌, 부동산·주식시장 구두개입, 대국민 의견 수렴, 허위정보 대응 등이 엑스에서 이뤄졌다. 단순한 소통 창구나 홍보 도구를 넘어 국정 운영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엑스에 첫 게시글을 올린 지난해 6월8일부터 지난 8일까지 1년간 올린 게시글은 총 664건에 이른다. 외교 관련이 211건(31.78%)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대통령과 세계 각국 정상 간의 통화, 회담 사실은 지난 1년간 시간대를 막론하고 엑스에 즉각 공개됐다. 이재명정부 첫해 외교 성과가 엑스에 집약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개적인 칭찬과 처벌도 엑스를 통해 활발히 이뤄졌다. 특정 장관을 콕 집어 ‘잘하셨다’, ‘수고 많다’고 칭찬하고, 담합이나 매점매석 행위 등을 향해서는 “단죄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식이다. 공직사회를 향한 지시나 당부가 엑스에서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시냐”는 식의 대국민 의견 수렴도 진행됐다. 지난 1월 ‘설탕부담금’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의견 수렴이 ‘설탕세 도입 예고’로 해석되자 다시 엑스를 통해 “왜곡 보도”라고 반박했다. 의제를 던지고, 이후 공론화 과정까지 엑스를 통해 직접 주도한 셈이다.
◆성과 홍보 창구
이 대통령의 엑스에는 지난 1년간 39개국 정상과의 통화 혹은 회담 내용이 공개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을 포함하면 40명이 넘는 인사들과 이어온 열띤 정상외교 현장이 영상과 사진 등으로 생생하게 소개됐다.
엑스를 통한 홍보에 국민들의 호응도 높다. 지난 1월 올라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드럼 합주 사진은 전체 게시글 중 가장 많은 ‘좋아요’ 12만7000개를 받았다. ‘소년공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서로를 껴안는 영상도 좋아요 4만5000개를 받아 상위권에 올랐다.
성과 홍보는 외교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취임 첫해 최대 성과로 꼽히는 코스피 상승 흐름도 엑스를 통해 적극 홍보했다. 지난해 9월10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였던 3314.53으로 마감하자 이 대통령은 이를 알리는 기사를 공유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국장 복귀 지능순’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도록 희망과 기회의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선언,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메시지를 냈다. 10월2일 코스피 3500선 돌파 소식도 곧바로 엑스에 공유했다. 같은 달 21일에도 코스피가 3800선을 넘어서자 이를 홍보하며 “진짜 성장은 지금부터!”라고 했다.
엑스의 ‘재게시’ 기능도 이 대통령이 주로 활용하는 홍보방식이다. 장관이나 부처 공식 계정보다 대통령의 엑스가 훨씬 높은 주목도를 갖는 점을 고려해 각 부처 소식을 자신의 계정에 재게시하는 방식으로 확산시킨 것이다. 지난 3월 ‘쓰레기봉투 대란’ 당시에는 “종량제봉투 충분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알림을 공유했고, 행정안전부의 ‘하천·계곡 불법 시설물 신고’ 관련 공지는 두 차례 이상 재게시하며 주요 관심 사안임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스라엘 정부와 ‘온라인 설전’을 벌였을 당시에는 우리 외교부의 유감 표명 입장문을 공유하기도 했다.
◆신상필벌 도구
엑스를 통한 칭찬은 올해부터 본격화했다. 지난 1월 “임금체불 최소화는 노동자 출신 장관이 열일한 덕분”이라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격려한 것이 시작이다. 10조원대 담합 수사에서 성과를 낸 검찰을 향해서도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에서 성과를 낸 경찰, 국정원도 칭찬 대상이 됐다.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배경훈 부총리, 임광현 국세청장,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도 콕 집어 이 대통령의 공개 격려를 받았다.
엑스를 통해 이 대통령의 ‘편애’가 드러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게시나 칭찬 대상에 자주 오르는 이들이 이 대통령이 ‘더 아끼는’ 내각 인사라는 것이다. 국무위원 중 가장 많은 재게시를 받은 이는 배 부총리(4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부총리, 중기부장관, 하GPT(하정우 당시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산자부장관 등 기업에서 오신 분들이 확실히 성과를 낸다’는 어느 엑스 사용자의 글을 재게시하기도 했다.
반면 범죄나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엄벌 의지도 강조된다. 가격조작 담합을 향해서는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주사기 매점매석에 대해서는 “완전히 망하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가짜뉴스 역시 이 대통령의 주요 타깃이다. 지난 2월에는 엑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를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한 가짜뉴스”라고 직격했고, 이후 관련자들이 해임됐다. 4월에는 세월호·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비방한 남성이 구속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인면수심의 가짜뉴스, 모욕적 댓글은 엄벌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엑스는 의견수렴 통로로도 활용됐다. 이 대통령은 광역단체 행정통합, 설탕부담금 도입, 부동산 매입임대 허용 여부,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등의 의제에 관한 국민 의견을 엑스를 통해 묻고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