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7400선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반등해 8000선을 회복했다. 증시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공포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빚내서 주식을 샀다가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된 개인 주식이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당국이 외환시장 교란행위 단속을 위해 은행 공동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12.52포인트(8.18%) 오른 8096.93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역대 최대 상승폭으로, 2위는 지난달 21일 기록한 606.64포인트다. 장 초반부터 7% 넘게 급등하며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바로 전날 8%대 넘게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 일시중단) 및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된 것과 정반대 모습이 펼쳐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8.97% 오른 32만2000원으로 다시 30만전자를, SK하이닉스도 15.91% 올라 221만5000원으로 200만닉스로 돌아왔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2조268억원·630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투자자가 2조5600억원을 순매수하며 급반등을 이끌었다.
극단적인 움직임에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19.04% 오른 91.23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직후였던 3월4일(80.37)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빚내서 주식을 했다가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되는 주식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급락했던 전일 ‘빚투’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62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아야 하지만 이를 갚지 못하면 3거래일에 주식이 강제로 매각(반대매매)된다. 이에 지난 5일 1661억원이 강제로 팔려나간 데다 전일 1391억원 등 이틀간 총 3000억원 이상이 강제 처분된 것으로 집계됐다.
고공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이날 1512.1원으로 안정된 채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간 종가(1530.0원)보다 22.9원이나 내렸다. 수출업체의 매도 물량 유입과 외환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재개한 점 등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여전히 1500원대의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국은 은행권 공동검사를 실시하는 등 추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한국은행과 공동검사를 통해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원화 약세를 이용한 투기적 거래나 시장 교란행위가 있는지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차 대상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등의 포지션이 큰 외국계 은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또 이날 은행업권을 만나 △달러예금에 대한 과도한 이벤트 자제 △투기적 외환거래 주의 촉구 △외국환포지션 점검주기 관리 강화 등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