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결혼식장에서 먹은 도미회, 알고 보니 틸라피아?

도미과 생선 참돔·감성돔·청돔·황돔·붉돔 등 다양한 종류
뾰족한 가시 지느러미·도미과 생선 모두 ‘돔’으로 불려 혼선

광어, 우럭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도미는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생선이다. 흰살 생선의 대표격으로 꼽혀 ‘생선의 왕’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도미과 생선이 아님에도 이름 끝에 ‘돔’이 붙어 유통되는 어종이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자칫 횟감으로 적합하지 않은 생선을 도미로 인식해 섭취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미의 종류와 함께, 도미과 생선으로 흔히 오해받는 어종과의 구분법을 짚어봤다.

 

도미(참돔)회. 연합뉴스
도미(참돔)회. 연합뉴스

◆ 도미의 대표는 ‘참돔’…왜?

 

우리가 흔히 ‘도미’라고 부르는 생선은 농어목 도미과에 속한 어종을 뜻한다. 도미과에는 참돔·감성돔·청돔·황돔·붉돔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이 가운데 횟감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인지도가 높은 생선은 ‘참돔’과 ‘감성돔’이다.

 

수산시장이나 횟집에서 ‘도미회’를 주문할 경우, 별다른 설명 없이 제공되는 생선은 대부분 참돔이다. 반면 감성돔은 ‘감성돔회’로 따로 지칭해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참돔이 도미를 대표하는 어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다.

 

참돔이 도미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데에는 오랜 기간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인 식재료로 소비돼 온 배경이 작용했다. 특히 참돔의 생태적 특성에 의미를 부여해 온 식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참돔은 평생 짝을 이루어 사는 물고기다. 수명 또한 적게는 30년에서 많게는 40년 이상으로 다른 물고기에 비해 비교적 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참돔은 예로부터 결혼식이나 회갑연 등 큰 잔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왔다. 결혼식에서는 ‘백년해로’를, 회갑연에서는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소비돼 온 것이다. 같은 도미과 생선인 청돔, 황돔 등과 다르게 참돔이 도미과 생선의 대표격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나일 틸라피아. 게티이미지뱅크
나일 틸라피아. 게티이미지뱅크

 

◆ 도미가 아니지만 ‘돔’이 붙는 생선들…그 이유는?

 

‘돔’이라는 명칭에는 서로 다른 기준에서 형성된 두 가지 의미가 겹쳐 있다. 등에 뾰족한 가시 지느러미를 가진 어종을 가리키는 형태적 명칭과, 농어목 도미과에 속한 생선을 지칭하는 분류학적 개념이다. 문제는 이 두 기준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채 사용되면서 혼선이 생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과거부터 등에 가시 지느러미가 발달한 생선들은 관행적으로 ‘돔’이라 불려 왔다. 이는 어류의 외형적 특징을 기준으로 한 명칭으로, 도미과 여부와는 별개의 개념이다. 그러나 유통 과정에서 ‘돔’이라는 명칭이 혼용되면서, 해당 어종이 도미과에 속한 생선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명칭 혼용의 대표적인 사례가 민물고기인 틸라피아다. 아프리카가 주산지인 틸라피아는 도미과가 아닌 시클리드과에 속한 어종이지만, 국내에서는 ‘역돔’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돼 왔다. ‘역돔’은 공식 학술 명칭이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된 이름으로 알려졌다. 가시 지느러미라는 형태적 특징을 기준으로 붙은 ‘돔’이라는 표현이 분류학적 의미와 겹치면서, 틸라피아가 도미과 생선으로 오인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틸라피아 필렛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틸라피아 필렛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역돔도 ‘돔’이 됐다”…문제는? 

 

틸라피아가 ‘역돔’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도미과 생선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의 소비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육안으로 틸라피아와 참돔·감성돔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붉은 적색육이 윗부분에 자리하고, 밑부분은 흰살이 있는 생물학적 구조가 비슷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틸라피아는 3~4급수의 더러운 물에서도 서식한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양식도 가능하다. 국내에서 양식되는 틸라피아의 경우 국내 수질 기준에 따라 깨끗한 물에서 양식해 회로 즐기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수입산 냉동 틸라피아를 해동시켜 회로 섭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일부 예식장이나 돌잔치 등 뷔페에서 제공괴는 역돔회 상당수는 대만산 수입 냉동 틸라피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경우 위생 문제가 주요한 문제로 꼽힌다. 냉동 수산물을 회로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냉동 틸라피아가 과연 횟감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냉동 필렛 형태로 유통되는 틸라피아는 애초부터 횟감으로 양식·생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냉동 틸라피아가 횟감으로 쓰이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자조섞인 지적도 나온다. 생산 과정에서 위생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2015년에는 대만산 틸라피아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참돔과 틸라피아 구분법 관련 이미지. 식약처 공개 자료를 참고해 생성형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참돔과 틸라피아 구분법 관련 이미지. 식약처 공개 자료를 참고해 생성형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 구분법은?

 

틸라피아회와 도미회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회로 썰어 제공된 상태에서는 살의 ‘결’을 보고 구분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전해진다. 회를 놓고 찢어봤을 때 결을 따라 쉽게 찢어진다면 틸라피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생물 상태에서는 외형으로 어느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틸라피아와 도미의 핵심 구분 포인트로 ‘꼬리지느러미’와 ‘체형’을 꼽는다.

 

틸라피아의 꼬리지느러미는 참돔보다 덜 깊게 갈라져 있고 둥근편이다. 끝부분이 제비꼬리처럼 V자로 깊게 갈라지는 참돔과 명백히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또 틸라피아의 체형은 체고가 높고 둥근 편이지만, 참돔은 유선형에 가까운 형태다. 

 

곽우석 경상국립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두 어류는 계통분류학적으로 시클리드과(민물)와 도미과(바다)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생물 상태의 외형을 제세히 보면 명확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