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야 할 7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보면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는 21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2% 늘었다. 70세 이상 취업자가 2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데이터처가 관련 통계를 공표한 201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 7년 만에 1.8배 급증한 70대 취업자
70세 이상 취업자는 2018년 121만9000명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에는 156만6000명으로 150만 명을 넘겼다. 이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7.1%에서 9.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더니 150만 명을 돌파한 지 4년 만에 200만 명대에 진입했다. 통계 집계 첫해인 2018년과 견주면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는 1.8배로 늘어나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5%에서 7.5%로 3.0%포인트 상승했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70세 이상 남성 취업자는 9.6% 증가한 11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70세 이상 남성 취업자는 2024년에 101만6000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긴 뒤 지난해에도 10% 가까이 늘었다. 70세 이상 여성 취업자 역시 8.7% 증가한 104만9000명으로 나타나며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 명 선을 돌파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고령층의 일터 행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 60대 취업자 사상 처음으로 50대 역전
더욱 주목할 점은 노동 시장의 중심축이 고령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683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3% 증가했다. 반면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던 50대 취업자는 0.4% 감소하면서 667만9000명이 됐다. 이로써 60세 이상 취업자가 50대 취업자보다 15만5000명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데이터처가 연령별 취업자 집계를 시작한 1963년 이래 60세 이상 취업자가 50대 취업자를 역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0세 이상 취업자가 이처럼 늘어난 표면적인 이유는 고령화에 따라 70세 이상 인구가 증가하고 노인 일자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상 70세 이상 취업자는 앞으로 당분간 200만 명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70세 이상 인구는 2018년 502만5000명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682만2000명까지 불어났다.
◆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이 원인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인 빈곤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은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는 어두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39.7%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OECD 평균인 14.8%의 두 배 이상을 웃도는 압도적인 수치다. 상당수 고령층이 자아실현이 아닌 생계를 위해 일터로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60세가 과거 60세보다 훨씬 건강해져 일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노인 빈곤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OECD 1위여서 일을 관두면 안 되는 분들도 계신다”고 지적했다. 이는 건강 상태 호전이라는 긍정적 측면 뒤에 가려진 생계형 노동의 현실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이어 “노후 측면에서 경제적 준비 필요성을 미리 알려줘 노인 빈곤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기초연금은 가난한 노인 위주로 주고, 노인 일자리도 민간까지 더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령 취업자 증가를 단순한 활력으로만 보기 어려운 만큼 고령층을 위한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과 질 좋은 민간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