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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무원들, ‘투표용지 부족’ 선관위에 “직접 선거 관리해라…또 동원하면 업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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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서울시선관위 앞서 기자회견
인력 부족 이유로 지방공무원이 대행
“선관위, 업무 책임져야…제도 개혁”
일선 지방공무원들 “터질 게 터진 것”

공무원들이 6·3 지방선거 당일 전국 투표소 91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예견된 참사였다”고 꼬집으며 사실상 지방공무원, 동 주민센터 공무원들 중심인 선거 관리 제도의 대대적인 개혁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방공무원들에게 더 이상 역할을 위임하며 업무를 대행하게 하지 말고 직접 선거를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며 전면적인 선거 관리 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공노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며 전면적인 선거 관리 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공노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선관위는 중앙에서부터 광역 시도, 기초 시군구까지 방대한 조직을 유지하면서도 정작 선거 현장의 핵심 업무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게 떠넘겼다”며 “그 결과, 현장을 모르는 선관위,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하는 선관위,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회피하는 선관위가 돼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노는 이어 “(선거) 대행 사무 제도를 즉각 중단하고 지자체에 위임하는 사무 또한 전면 손질이 필요하다”면서 “선거 업무는 선관위가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자리 잡게 하고, 단독 수행이 어려운 사무는 법으로 엄격히 정해 그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전 투표와 본투표, 개표 관리, 선거 공보물 작업 전반, 투표소 설치·철거 등 핵심 역할을 선관위 직원이 아닌 지방공무원들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송파구의 김병철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소 설치, 공보물 밤샘 작업, 장비 점검, 모의 시험까지 사명감 하나로 다 해 줬다”며 “종이 공보물과 종이 투표 시스템에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회와 정부,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면서 ‘전자 투표’ 도입을 주장했다. 

 

전공노의 선거 사무 개선 태스크포스(TF) 간사인 박복환 서울지역본부 부본부장도 “선관위가 직접 선거를 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며 “선관위는 계속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미리 계약직을 채용하고 투표 관리관과 사무원을 모집해 인력 풀을 만들라”고 제언했다. 박 부본부장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그 인력 풀을 활용해 선거를 치르면 간단하다”면서 “2028년 총선, 2030년엔 대선이 있는데 또 지방공무원이 선거에 동원되면 그때는 업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일선 지방공무원들도 이번 선관위 사태를 두고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부글부글 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자치구 공무원은 선거 직전 선관위 휴직자가 증가하는 문제와 관련해 “선거 때 선관위 직원이 지방공무원 대상 교육을 하는데, 실무 수습 중이거나 퇴직이 6개월 남은 선관위 직원이 교육을 하는 걸 보며 ‘이 조직은 답이 없구나’, 알고 있었다”면서 “선거 준비도 선거 업무인데 선관위는 구청 공무원들이 하는 걸 보고만 받고, 지시하고 감시만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청 공무원들은 ‘선거는 잘못되면 큰일 나는, 징계도 받을 수 있는 업무’로 생각해, 힘들지만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선거 한 달 전부터 거의 매주 주말 출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선거 공보물도 동 주민센터에서 공무원과 통장들이 수작업으로 하는데 선관위가 개인정보 운운하며 외부 용역으로 하지 않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이제는 선거 업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