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민선 9기 도정 인수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출범 첫날부터 인사 검증 부실과 정치적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인수위가 선거캠프와 정치권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도민 주권과 내발적 발전이라는 핵심 가치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인수위원 명단에 윤석열 전 대통령 선거캠프 전북특보 출신 인사가 포함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선거 과정에서 ‘내란 동조’ 공세를 펼쳤던 이 당선인의 정치적 일관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10일 논평을 통해 이원택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구성이 “혁신 도정보다 논공행상과 개발주의에 치우쳤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특히 인수위가 재생에너지·피지컬 인공지능(AI) 미래산업과 체감 성장, 도민 주권, 글로벌K, 도민 행복 등 5개 분과와 하계올림픽, 5극3특 메가시티, 200조 AI 반도체 인프라 구축 특별위원회 등으로 짜인 점을 문제 삼았다.
이 단체는 “이 당선인이 강조해 온 ‘내발적 발전’이 지역의 생태적 기반과 주민 삶의 질을 토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키우는 것임에도 정작 인수위에는 기후 위기 대응과 생태 보전, 환경 정의를 대표할 현장 전문가들이 거의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직 언론인과 정치권 인사, 선거캠프 참여 인사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결국 ‘코드 인사’와 ‘캠프 인사’ 위주의 구성이 됐다고 비판했다.
인수위는 출범 전부터 인사 검증 논란에 휘말렸다. 글로벌K 분과 위원으로 발표된 한 인사가 과거 범죄 조직 연루 의혹이 불거지자, 발표 2시간여 만에 자진 사퇴로 배제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새 도정의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조차 기본적인 검증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인수위원 중 한 명이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북특보단장을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인선을 두고 이 당선인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김관영 후보를 향해 제기했던 ‘내란 동조’ 프레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이 나왔다.
이 당선인은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와의 거리두기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부각하며 김관영 후보를 향해 사실상 ‘내란 세력과의 연계’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인수위에는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 핵심 직책을 맡았던 인사가 포함되면서 정치적 일관성에 흠집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선거 때는 윤석열 정부와의 연관성을 문제 삼아 상대 후보를 공격했지만, 정작 도정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에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며 “정치적 명분과 실제 인사가 따로 노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책 노선 역시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특히 200조원 규모 AI 반도체 산업 육성과 새만금 재생 에너지 100% 사용(RE100) 산단 조성,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등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상에 대해 “탄소중립과 생태 보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AI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가 필요한 대표적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데도 온실가스 감축과 전력망 수용성, 생태계 영향에 대한 검토 없이 경제 효과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새만금 RE100 산단 조성과 국제공항 건설 역시 탄소 흡수원인 수라갯벌 보전 문제와 충돌하는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단체는 “도민 주권 시대와 사회적 대화를 약속했다면 인수위 구성부터 친분과 논공행상 중심의 인선 관행을 끊어야 한다”며 “기후 위기 대응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사를 도정 설계의 중심에 세워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결국 민선 9기 전북도정 인수위는 출범과 동시에 범죄 연루 의혹 인사 검증 실패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기용에 따른 정치적 모순, 기후·환경 분야 전문성 부족, 대규모 개발사업 중심의 정책 편향성이라는 복합적인 논란에 직면하게 됐다. ‘도민 주권’과 ‘내발적 발전’을 내세운 이원택 당선인이 향후 추가 인선과 도정 운영 과정에서 이러한 비판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민선 9기 출범 초기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