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강원특별법 핵심 특례인 ‘농지특례’를 활용해 소멸위기에 직면한 농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이다. 그간 개발을 가로막은 농촌진흥구역, 이른바 절대농지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허물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립 기반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원도는 농지특례가 담긴 강원특별법 2차 개정안이 시행된 2023년 7월 이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농촌활력촉진지구(이하 촉진지구) 20곳을 지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강원도지사가 촉진지구로 지정한 지역에 절대농지가 포함돼 있으면 개발 제한 규제가 해제된다. 이렇게 해제된 절대농지 총 면적은 176㏊로, 축구장 247개와 맞먹는 규모다. 이전까지는 절대농지를 해제하려면 농림축산식품부 승인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식량안보를 고려한 국가 농지 보전 정책상 지역에서 원하는 지역이나 규모로 해제를 추진하기 어려웠다.
촉진지구로 지정된 20곳 중 7곳은 시행계획 승인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일원 절대농지 5만6947㎡를 활용해 철원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장터를 건설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인근에 직탕폭포, 송대소 주상절리, 고석정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교통이 편리해 성장 잠재력을 갖췄음에도 절대농지로 묶여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도는 농산물 가공판매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한편 주변 관광자원을 연계한 여행거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국비 등 87억원을 들여 2028년 준공할 예정이다.
인제군 덕산리 일대 8만7396㎡에는 토속어종 산업화센터를 조성한다. 도는 이곳을 수생태계 회복·보전을 위한 토속어종 연구와 증식·방류를 위한 특화산업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전시관과 편의시설, 운동시설도 만들어진다. 2030년까지 국비 200억원과 군비 95억원 등 총 295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지난해 조례 개정을 통해 3㏊로 묶여 있던 최소 지정면적 기준을 삭제했다. 대규모 개발만 가능한 기존 틀을 깨고 소규모 개발도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군은 면적 제한 없이 지역 고유한 여건에 맞는 관광·체육시설이나 산업시설, 농업기반시설 등 농촌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지역 개발에 관심이 있는 민간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도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사업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무 사전 컨설팅 제도를 상시 가동한다. 지정요건부터 사업 타당성까지 실무 단계부터 밀착 지원해 최종 지정·고시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철 도 농정국장은 “절대농지는 더 이상 규제의 상징이 아닌 농촌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주민 소득원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촉진지구로 지정된 농지가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