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자치구 간에 1인당 녹지 면적이 최대 20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구와 영등포구는 1인당 녹지 면적이 법적 기준에도 못 미쳤다. 녹지는 지표면 온도를 낮추는 주요 요인이다. 소득이 낮고 녹지가 부족한 지역에 폭염 피해가 집중되는 ‘기후 불평등’을 우려하는 평가도 나왔다.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서울사무소는 10일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위성 데이터 등을 활용한 서울 자치구별 녹지 면적과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총 녹지 면적은 전체 면적(605.2㎢)의 30% 수준인 1176.3㎢였다. 1인당 평균 녹지 면적은 약 18.3㎡였다.
면적 기준으로 가장 넓은 건 서초구로 19.6㎢가 녹지였다. 이어 노원구(16.5㎢), 관악구(15.8㎢), 강북구(13.5㎢), 은평구(13.5㎢) 등 순으로 녹지 면적이 컸다.
가장 작은 건 동대문구(1.3㎢)로 서초구와의 차이가 15배 이상 났다. 이어 영등포구(1.9㎢), 중구(2.0㎢), 성동구(2.5㎢), 용산구(2.9㎢) 등 순이었다.
1인당 녹지 면적은 자치구 간 격차가 더 컸다.
1인당 면적이 가장 넓은 건 종로구로 75.61㎡인데, 이는 가장 좁은 동대문구(3.61㎡)의 20.9배나 된다. 상위권에는 종로구와 함께 서초구(48.64㎡), 강북구(44.66㎡) 등이, 하위권에는 동대문구와 함께 영등포구(4.69㎡), 양천구(6.93㎡)가 포함됐다.
공원녹지법 시행규칙은 도시지역 안 도시공원 확보 기준으로 ‘거주하는 주민 1인당 6㎡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동대문구와 영등포구의 1인당 녹지 면적은 이 기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서울시 내에서도 ‘녹지 소외 인구’는 많게는 400만명을 넘는다는 게 그린피스 분석이다.
녹지로부터 300m 밖이 주거지인 시민이 약 24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그린피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 등에서 녹지 접근성 거리 기준을 주거지 300m 이내로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거리 기준을 100m까지 줄이면 녹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구는 420만명까지 늘어난다. 서울시 전체 인구(약 929만명)의 40% 이상 되는 수준이다.
이번 연구에서 녹지 면적과 지표면 온도 간 상관관계도 재확인했다.
위성 데이터 기반으로 2024년 6월18일과 8월29일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녹지 면적과 지표면 온도를 분석한 결과 녹지 면적이 1㎢ 증가할 때마다 지표면 온도가 약 0.23∼0.25도씩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실제 녹지 면적이 가장 작은 동대문구는 해당 일자 지표면 온도가 각각 43.0도와 42.7도를 기록해 서울시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녹지 면적이 가장 큰 서초구 온도는 37.8도와 38.1도였다.
동대문구 같은 경우 녹지 면적 기준으로 자치구 중 최하위인 데다 월평균 소득도 전체 25개 자치구 중 하위권인 19위 수준이다. 반면 전체 녹지 면적과 1인당 녹지 면적 모두 상위권인 서초구는 소득 수준이 2위다. 일부 자치구에서 소득 수준과 녹지 면적이 연계된 경향을 보인다는 게 그린피스 측 평가다.
신민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도시 녹지는 기후 적응에 매우 중요한데 많은 시민이 녹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기후 적응에 취약한 녹지 소외 지역을 먼저 살피고 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녹지 확대에 세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