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동성 부부를 ‘사실혼에 준하는 생활공동체’로 보고 법적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2부(재판장 김소영)는 이달 5일 A씨가 옛 동성 연인 B씨와 불륜관계인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두 사람은 B씨의 외도로 헤어졌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법적 보호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A씨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단순한 연인관계를 넘어 상호 혼인 의사를 가지고 경제적·육체적·정신적으로 결합한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라고 판단했다. 두 사람이 서로의 가족에게 관계를 인정받고 가족 행사에 참여했으며, 아파트 중도금을 함께 내는 등 경제생활 공동체를 형성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현행법상 동성 간 혼인이나 사실혼은 인정하기 어렵지만, 사실혼과 유사한 생활공동체는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동성 커플이 혼인 의사를 가지고 육체적·정신적·경제적으로 결합하여 형성하는 생활공동체 역시 헌법상 행복추구권에 따라 당연히 인정되는 권리”라며 “생활공동체 형성에 따른 이익을 보호할 최소한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동성 동반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2024년 대법원 판결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동성 간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역시 법적 보호가 필요한 대상이라는 이번 판단도 해당 판결의 취지와 다르지 않다”고 봤다.
시민단체 모두의결혼은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동성 부부의 관계를 법밖에 놓아두지 않고 보호받아야 할 생활공동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