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인공지능(AI) 호황으로 창출된 초과이익(excess profits)의 일부를 활용해 기본소득 등을 도입함으로써 국민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게끔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을 순방 중인 가운데, AI 시대의 성장 과실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외신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경제매체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넘어설 수 있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현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인터뷰는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 돌입하기 전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청와대는 “특정 기업이나 사안에 대한 언급이 아니다”며 “AI 시대로의 대전환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장 질서의 지속과 유지를 위해 언젠가 직면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에 대해 한 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반도체·AI 분야 등의 초과이윤 배분 문제와 관련해 “논쟁 자체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국제적 단위의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논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4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AI의 과실이 독점되지 않고, 노동자와 기업, 원청과 협력업체, 지역사회와 공정하게 나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한민국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절반 이상이 탄핵 또는 수감된 점을 짚으면서 5개의 재판을 안고 취임한 이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도 불안정하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자신 역시 퇴임 후 대한민국 대통령들에게 벌어진 악순환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에 대한 한·미 협상과 관련해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이란전쟁 이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려는 의향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냉랭한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특한 성격”이 지금의 상황에서는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협상 방식이 북·미 대화 재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에 있어서는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간 국무회의 등에서도 “국가 방위는 국가 단위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자주국방 역량을 중시하는 메시지를 내왔다.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후 지지율이 9.4%포인트 하락한 50.4%로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엑스(X)에 올리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더 넓게 벌리고 더 많이 포용하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것으로,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통령은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공론화에도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효과로 충북 옥천군의 인구가 반등세로 전환했다는 취지의 기사와 함께 “농어촌 기본소득 2년 한시 도입인데도 이 정도 효과인데, 이를 영구적으로 도입하고 금액을 상향하면 훨씬 효과가 크겠지요”라고 적었다.
재원 문제에 대해서는 “군 단위 현재 예산은 보통 1인당 2000만원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의지와 정책 결단의 문제 즉 예산의 우선순위 문제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2016년 필리핀에서 사업가 고 지익주씨를 살해한 주범인 현지 전직 경찰관이 검거된 것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는 국경이 없다”며 “세계 어느 곳에서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고, 반드시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