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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골든타임 놓쳐 신생아 두 달째 중태" 고소장…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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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문제 생긴 아기에 응급조치 미흡…보호자에 상황 설명도 늦어"
병원 측 "매뉴얼 따라 모든 조치…의료사고 정황 전혀 확인 안 돼"

경기지역의 한 병원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중태에 빠진 가운데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밝혀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8일 업무상과실치상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군포시 A 병원 의료진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고소장을 낸 모친 B(32) 씨는 지난 4월 15일 오후 3시 45분께 이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분만한 남자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원인 불명의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으나, 의료진이 제대로 된 조치에 나서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산소성 허혈 뇌병증 등을 진단받은 B씨의 아기는 2달이 지난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도내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저산소성 허혈 뇌병증은 뇌에 산소와 혈류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뇌 손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신생아의 경우 1천명당 1.5명꼴로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소인은 A 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이 아기가 태어난 직후 호흡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해 응급조치에 나섰지만 대응이 미흡했던 정황이 있다며 의료 사고를 의심한다.

B씨는 연합뉴스에 "해당 병원 의료 기록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료진은 아기가 태어난 직후 산소공급(앰부배깅)과 기도흡인(석션) 조치에 나섰다"며 "조치를 마친 뒤 간호사는 상태가 호전됐다고 판단해 보호자인 남편에게 아기를 보여줬으나, 당시 촬영한 영상을 보면 아기는 외부 자극에 전혀 반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산부인과 의료진은 아기가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하고 분만한 지 약 10분이 지난 오후 3시 55분께부터 같은 병원 소아청소년과 간호사와 의사를 차례로 호출했는데 그때 아기는 이미 동공 반응이 없는 중증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B씨는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도착해 석션을 진행했을 당시 아기 입에서 다량의 양수와 피가 나온 점을 미뤄보면 최초 처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주장했다.

이런 혼선이 빚어지면서 아기가 태어나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급 병원으로 전원 결정이 나기까지 최소 20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중태에 빠진 B씨의 아기. B씨 측 제공
중태에 빠진 B씨의 아기. B씨 측 제공

고소장에는 의료진이 아기의 이상 징후를 보호자에게 제때 설명하지 않는 등 의료법상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B씨는 "의료진은 남편에게 아기를 보여줄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다가 상급 병원 이송을 결정한 뒤에야 이러한 문제를 알렸다"며 "사후 통보식으로 아기의 상황을 알린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B씨는 분만 직전까지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던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중태에 빠진 경위에 대해 병원 측이 여전히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아기가 3.72㎏의 만삭아로 태어났고 분만 직전까지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며 "해당 병원 측에 여러 번 경위 설명을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소통에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고 형사 고소를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A 병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료진의 과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A 병원 의료진은 "석션은 통상 모든 신생아에 대해 시행하나 B씨의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호흡 등 상태가 좋지 않아 앰부배깅 등 더 적극적인 조처에 나섰다"며 "이후 여러 지표를 토대로 아기 상태가 호전됐다고 판단해 보호자에게 아기를 보여줬는데 다시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션을 거듭하며 남아있던 양수와 피가 계속 나오는 것은 건강한 아기들에게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례이고 이로 인해 아기의 상태가 악화했을 가능성은 없다"며 "모든 조치는 매뉴얼에 따라 이뤄졌으며 현재까지 의료 사고의 정황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기남부청은 해당 사건을 군포경찰서에 배당해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