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대도시들의 대규모 ‘돔구장’ 건립 카드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화성시에선 정명근 시장의 재선으로 사업 추진에 시동이 걸렸지만, 성남시에선 이를 공약으로 내건 여당 후보의 낙선과 신상진 시장의 재선으로 기존 시설 리모델링에 힘이 실린 상태다. 돔구장 건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원 조달과 프로구단 유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치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마무리된 성남시장 선거에선 여당 후보가 성남종합운동장을 수도권 최대 규모의 ‘야구 복합 돔구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날 선 경쟁이 벌어졌다. 이는 야당 소속인 신 시장이 추진해 온 382억원 규모의 야구 전용구장 리모델링 계획을 정면으로 뒤집는 구상이었다.
당시 여당 후보는 중원구청 신규 청사 이전과 연계해 돔구장, 공공청사, 상업·문화시설을 묶는 복합개발에 65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BTO) 방식을 제안했다.
반면 신 시장은 올 하반기 착공해 2028년 개장하는 기존 리모델링 계획이 훨씬 현실적이고 예산 효율성이 높다며 맞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약을 거쳐 개장 후 연간 10경기 이상 프로야구 경기를 치르고 구단 유치도 달성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1986년 중원구 성남동 일원에 세워진 성남종합운동장(1만7000석 규모)은 하키 전용구장과 실내체육관, 풋살경기장 등을 갖췄다. 시설이 노후한 데다 매년 127억원의 유지 비용이 들어 유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성남시는 이 중 종합운동장만 리모델링을 거쳐 야구 전용 경기장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사용하는 운동장의 육상 트랙 등은 별도 공간에 마련하기로 했다.
화성시에선 정 시장의 재선으로 돔구장 건설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인구 107만 특례시로 성장한 화성시는 프로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대형 공연과 전시가 가능한 복합 돔구장을 지역 발전의 상징물로 추진해 왔다. 정 시장의 당선으로 트램 사업, 서부권 개발과 함께 돔구장 프로젝트가 동력을 다시 얻게 됐다.
화성시는 전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도시로 꼽힌다. 인구와 재정 규모가 광역자치단체 수준에 근접하면서 시민들의 문화·체육 수요 역시 커졌다.
이에 2012년 동탄2신도시 일대에 약 3만5000석 규모의 돔구장 조성 방안이 검토됐으나 당시 4000억원 안팎의 사업비가 발목을 잡으면서 장기간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
사업 추진을 위해선 과제도 적지 않다.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 민간 자본 유치, 프로구단 유치 가능성 등 불확실한 요소를 걷어내야 한다. 경제성 분석과 구단 유치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성남과 화성 모두 적잖은 예산이 소요되는 돔구장 건설과 경기장 리모델링 사업에서 자칫 ‘하얀 코끼리(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애물단지)’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 공감대 형성 또한 필요충분조건으로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업과 안정적 운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장기적 도시 발전 전략과 연계한 종합계획 수립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