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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이어 美 도매물가 급등…연준 금리 인상 시계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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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중동발 인플레이션 압력에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미국의 도매물가도 3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CB는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3대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기준으로 쓰이는 예금금리는 연 2.00%에서 2.25%로, 기준금리 격인 주요재융자금리는 2.15%에서 2.40%로, 한계대출금리는 2.40%에서 2.65%로 높아졌다. 인상된 금리는 오는 17일부터 적용된다.

유럽중앙은행. EPA연합
유럽중앙은행. EPA연합

ECB의 금리 인상은 2023년 9월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ECB는 지난해 6월까지 예금금리를 연 2.00%로 낮춘 뒤 1년 동안 동결 기조를 이어왔으나,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다시 긴축에 나섰다.

 

중동전쟁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ECB가 처음이다. ECB는 이날 결정 배경에 대해 “중동전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에 좋은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물가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올해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6%에서 3.0%로, 내년 전망치는 2.0%에서 2.3%로 올렸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0.9%에서 0.8%로, 내년 1.3%에서 1.2%로 낮췄다. 전쟁이 에너지 비용을 밀어 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동시에 실물경제에는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미국도 물가 압력이 다시 뚜렷해지고 있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1.1%, 전년 대비 6.5%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22년 11월(7.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1.1%에 달해 다우 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0.7%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최종 수요 재화 가격은 전월 대비 2.8% 올라 2009년 12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다. 휘발유 가격도 전월 대비 23.4% 급등하면서 전체 도매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대비 4.2% 올라 3년여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동시에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금리 인상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케빈 워시 의장이 처음 주재하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연 3.50∼3.75%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중동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물가 압력이 확산할 경우, 연준 내부에서 연내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은 최근 잇따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