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 버렸는데 헛수고였다니?”
달걀은 단백질과 비타민, 콜린 등이 풍부한 대표적인 영양식품이다. 다만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노른자를 꺼리거나 섭취량을 줄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달걀은 하루에 몇 개까지 먹어도 괜찮을까. 노른자를 피해야 하는지, 삶은 달걀과 프라이드에그는 차이가 있는지 등 달걀 섭취와 콜레스테롤의 관계를 알아봤다.
◆억울한 누명 벗은 노른자
달걀 한 개에는 약 200mg 안팎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오랫동안 이 숫자는 달걀을 혈관 건강에 부담이 되는 식품으로 보게 만들었다. 음식으로 들어온 콜레스테롤이 그대로 혈액 수치를 끌어올린다는 인식 때문이다.
최근 의학계의 설명은 다르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음식으로 섭취한 콜레스테롤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간에서 합성되는 양, 포화지방 섭취, 체중, 운동량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LDL 콜레스테롤은 식품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보다 포화지방 섭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자만 골라 먹으면 콜레스테롤 섭취는 줄일 수 있다. 대신 노른자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콜린도 함께 줄어든다. 콜린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생성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기억력과 집중력, 근육 기능과 관련이 있다.
달걀은 필수 아미노산 9가지를 모두 갖춘 완전 단백질 식품이다. 한 개로 약 5~8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중장년층처럼 근육량 감소가 걱정되는 연령대에서는 식사 때마다 양질의 단백질을 나눠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달걀 주 12개 섭취해도 ‘콜레스테롤 악화’ 없었다
미국심장협회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하루 한 개 정도의 달걀 섭취는 가능하다고 본다. 심혈관질환 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달걀 섭취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악화시키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4년 미국심장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PROSPERITY 연구는 심혈관질환을 앓았거나 위험요인을 가진 50세 이상 성인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균 연령은 66세였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주 12개 이상의 강화 달걀을, 다른 쪽은 주 2개 미만의 달걀을 먹게 한 뒤 4개월간 비교했다.
연구에 쓰인 강화 달걀은 일반 달걀보다 비타민 B·D·E와 오메가3가 보강되고 포화지방 함량을 낮춘 제품이다.
분석 결과 강화 달걀 섭취군에서 HDL 콜레스테롤은 0.64mg/dL, LDL 콜레스테롤은 3.14mg/dL 낮아졌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달걀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한다기보다 주 12개 수준으로 섭취해도 수치가 악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결과에 가깝다. 다만 참가자가 140명에 그쳤고 추적 기간도 4개월로 짧았다. 일반 달걀이 아닌 강화 달걀을 사용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문제는 달걀보다 ‘조리법’이었다
달걀을 둘러싼 논쟁에서 빠지기 쉬운 부분은 조리법이다. 같은 달걀이라도 삶거나 찌면 추가 지방이 거의 붙지 않는다. 달걀 한 개의 열량인 70㎉ 안팎을 크게 넘기지 않는다. 소금을 찍어 먹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버터를 두른 스크램블에그, 베이컨·소시지를 곁들인 브런치는 다르다. 포화지방과 나트륨 섭취가 함께 늘어난다. 혈관 건강에 부담을 주는 것은 달걀 자체보다 함께 먹는 가공육, 기름, 짠 양념일 때가 많다.
식중독 예방도 필요하다. 덜 익힌 달걀은 살모넬라균 감염 위험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할 것을 권한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가 모두 단단해질 때까지 익혀 먹는 편이 안전하다.
달걀은 무조건 피해야 할 식품이 아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 1개 정도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다만 고콜레스테롤혈증이나 심혈관질환, 당뇨병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섭취량을 정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