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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합의 앞두고 트럼프 “오바마, 이란에 핵무기 안길 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JCPOA 맹비난
“이란에 현금 포함 수천억 달러 갖다 바쳐”

미국·이란 전쟁을 끝낼 협상 타결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적’(政敵)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또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오바마가 이란에 수천억 달러를 안겼다”는 주장을 거듭 폈으나 이번에도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맺어진 이른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맹비난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5개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협정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트럼프의 첫번째 임기 도중인 2018년 미국은 “JCPOA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며 파기를 선언했고, 2020년에는 이란도 사실상 탈퇴하면서 무효가 되고 말았다.

 

트럼프는 “버락 후세인(Hussein) 오바마 시절의 JCPOA는 이란이 핵무기 보유로 가는 쉽고 아름답고 매끄러운 길이었다”며 “(내가 JCPOA를 파기하지 않았다면) 이란은 6년 전에, 아니 훨씬 전부터 핵무기를 갖고 사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통 ‘버락 오바마’로 불리는 오바마를 트럼프는 고집스럽게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고 호칭하는데, 이는 옛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2006년 사망)과 오바마를 연관 지으며 미국인들이 오바마를 무슬림으로 오해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 미·이란 전쟁 종전 및 비핵화 등을 위한 이란과의 협정서에 서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언론은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인 파키스탄, 카타르 측과 함께 14일 화상 회의를 열어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한편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협상을 개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전자 방식으로 서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서 각국 정부의 수석 대표를 맡고 있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로이터연합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서 각국 정부의 수석 대표를 맡고 있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로이터연합

앞서 ‘오바마가 이란에 수천억 달러를 퍼줬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 온 트럼프는 “오바마는 17억달러(약 25830억원)를 현금으로 지불한 것을 비롯해 수천억 달러를 이란에 바쳤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어떠한 돈 거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란과의 합의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안기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미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이 이란에 17억달러를 현금으로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는 핵 관련 협상과는 무관하다.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전 팔레비 왕조 정권은 미국산 무기 구입을 위해 미국에 거액을 선지급했다. 그런데 얼마 뒤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쫓겨나고 루홀라 호메이니(1989년 사망)가 최고 지도자에 올랐다. 이란 역대 정부는 팔레비 왕조가 선지급한 돈을 반납할 것을 미국에 끊임없이 요구했고, 결국 오바마 행정부 시절 17억달러를 이란에 넘긴 것이 전부다.

 

JCPOA 타결로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가 풀리며 미국 내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산 사용이 가능해졌다. 트럼프가 ‘오바마가 이란에 수천억 달러를 퍼줬다’는 주장의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는 이란 동결 자산이 수천억 달러에 이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그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