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한 야구장에 뜨거운 감동과 연대의 박수가 쏟아졌다. 11년 전 시민을 구하려다 흉탄에 쓰러진 순직 경찰관의 아들이 아버지가 못다 걸은 ‘제복의 길’을 잇기 위해 야구장 마운드에 당당히 섰다.
1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1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 앞서 순직 경찰관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시구 행사가 열렸다.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마운드에 오른 주인공은 2015년 화성 총기 사건 현장에서 숨진 고(故) 이강석 경정의 차남 이용재(30)씨였다.
이씨의 부친인 고 이강석 경정은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2월, 엽총 난사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했다가 범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려다 목숨을 잃은 고인의 희생은 당시 사회에 큰 울림을 남겼다. 정부는 고인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날 시구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차남 이씨 역시 부친의 뜻을 따라 경찰관의 길을 걷고 있는 ‘예비 경찰’이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시험에 합격한 이씨는 지난 3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정예 경찰관이 되기 위한 막바지 교육을 받고 있다.
이씨는 시구를 마친 뒤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열심히 교육받아 아버지의 뒤를 잇는 훌륭한 경찰관이 되어 시민을 지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 이강석 경정의 장남 또한 최근 경찰 필기·체력 시험을 통과하고 최종 면접 결과를 기다려 ‘삼부자 경찰관’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경찰과 구단 측은 ‘제복 입은 영웅’을 예우하는 데 정성을 다했다.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은 경기에 앞서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깊은 위로와 감사의 뜻을 담은 위문품을 전달했다. 황 청장은 “제복 입은 영웅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기억하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엄중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선주 kt 위즈 대표 역시 유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kt 위즈 구단은 6월 한 달간 밀리터리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현직 군인과 경찰·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입장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호국보훈의 달’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