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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알코올 중독환자 10년 만에 최소… 마약·도박은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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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25년 중독 치료 현황

술 소비 감소에 2025년 5만6889명
코로나 한창인 2022년보다 적어
마약 중독환자 첫 900명대 진입
접근 쉬워져 20∼30대 중심 급증
“망국적 수준… 식약처 대응 한계
강제치료 등 적극적 국가 개입을”

알코올 중독 치료 환자 수가 2년 연속 감소해 2015년 이후 지난해 역대 최소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약과 도박 중독 치료 환자 수는 매해 늘어나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마약 중독 확산을 끊으려면 강제 치료 등 더 적극적인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14일 세계일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2025년 알코올·마약·도박 중독 연령별 치료 환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알코올 중독 환자는 5만6889명 기록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5만8824명)보다 더 적게 나타났다. 알코올 중독 환자는 2015∼2019년 7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기간(2020∼2022년) 감소세를 기록했다. 엔데믹에 접어든 2023년 6만명대로 반등했으나 2024년, 2025년 연이어 감소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 환자 수가 2년 연속 감소해 2015년 이후 지난해 역대 최소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코올 중독 치료 환자 수가 2년 연속 감소해 2015년 이후 지난해 역대 최소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면 마약과 도박 중독 환자는 매해 늘고 있다. 2018년 이후 매해 늘어난 마약 중독 치료 환자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900명대에 진입했다. 도박 역시 집계 기준은 2015년 이후 매해 늘었고, 지난해 3508명을 기록했다.

 

마약 중독은 20∼30대에서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20∼30대 남성의 치료 인원은 452명으로 2024년(350명) 대비 2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여성은 138명에서 190명으로 37.7%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경우 주류 소비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2023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분기 연속 감소했다. 

 

다만 줄어든 알코올 중독이 마약과 도박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조성남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장은 마약 남용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마약 사범이 늘면서 동시에 치료 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조 센터장은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좌표를 알려주는 일명 ‘던지기 수법’ 등으로 마약 사범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이들이 재판에서 유리한 양형 자료를 만들기 위해 치료를 받는 식”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기 전에 스스로 깨닫고 치료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놀고자 하는 욕구,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가 온라인으로 집중됐다”며 온라인 기반 마약 유통 문제가 맞물린 결과라고 짚었다.

윤석열정부 당시인 2022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는데도 이처럼 중독 인원이 계속 늘어나는 데는 관리 체계의 분절이 주요하게 거론된다. 현재 마약을 규제하는 주무부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소관하는 부처가 식약처이며, 복지부는 해당 법률 중 제 40조(마약류 중독자의 치료보호)만 관할한다. 현재 법상으로 마약 중독은 강제 치료의 대상이 아닌데 더해 재활사업은 식약처, 치료 지원은 복지부로 관리 체계가 나누어져 있다.

 

현재 법상으로는 정부의 치료 개입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영렬 국립법무병원장은 현재 마약 중독 치료 현황을 ‘망국(亡國) 수준’이라 진단하면서 “마약에 손대는 젊은이들이 급증해 이제는 인적 자원 손상 차원에서 국가적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식약처가 부처 차원에서 쓸 수 있는 무기는 계몽과 교육 정도인데 지금은 그 선을 넘은 상황”이라며 조직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복지부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마약’과 ‘향정’을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제약회사에서 제조하는 향정은 식약처 소관이 맞지만, 마약 경우 식약처가 관리할 근처 자체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 관리는 범위가 다양해 마약류대책협의회에서 범부처 협력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마약류 중독자 재활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중독 전반의 문제에 국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마약 치료의 중요성을 법적으로 어떻게 풀지는 계속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중독 문제를 함께 묶어 대응할 수 있는 법을 별도로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고,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 등도 거론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해국 교수는 마약, 도박 등 분야별 중독자 관리를 통합해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도박 중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소관이다. 이 교수는 “도박 중독 등은 복지부에서 예방, 개입,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정의돼 있지 않다”며 “중독 치료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근본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