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국면에 들어서고 있지만, 중동 정세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양국 간 호르무즈해협 일대 교전은 멈추지 않았고, 이란 강경파는 합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레바논 철군을 거부하면서 종전 합의가 이뤄져도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을 타격하기 위해 여러 대의 편도 공격형 드론(자폭 드론)을 발사했다”며 “최근 몇 시간 동안 이 드론들을 모두 격추했다”고 밝혔다. 13일에는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호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봉쇄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미국이 중동 해역에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에서는 13일 수도 테헤란과 시아파 성지인 호라산주 마슈하드 등지에서 미국과의 종전 합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아라그치에게 죽음을” 등 구호를 외치며 종전 협상을 이끈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협상 과정에 관여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집중적으로 규탄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공방은 지속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3일 레바논 남부 70여곳에 대대적인 공습을 실시해 남부 알리한 지역 시장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 초소 19곳을 타격했다고 주장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14일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교외의 헤즈볼라 표적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이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국경 인근 작전 지역에 헤즈볼라 발사 추정 드론 1기가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전방 방어선’ 북쪽의 마즈달 준도 공격했다.
이란 정계에서는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을 비난하고 미국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브라힘 레자에이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회 대변인은 엑스(X)를 통해 “(미국이) ‘미친 개’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당신들의 다리를 물어뜯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란 당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지난 2월28일 폭사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다음달 4일부터 치르기로 했다고 IRIB, IRNA 등 이란 국영 매체가 이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 3월 장례식을 계획했다가 전쟁이 계속되면서 연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