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지자체장 당선인들이 최근 인수위원회를 가동하기 시작한 가운데 광역단체장 인수위 중 기후·에너지 조직을 꾸린 곳이 4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0 NDC) 달성 여부가 수년 내 판가름나는 시점에 이번에 새로 들어선 민선 9기 지방정부는 그 핵심 주체로 평가되는 상황이다. 사실상 임기 중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기후 문제를 소외시키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14일 취재를 종합하면 6·3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새로 당선된 광역지자체 13곳 중 기후·에너지 관련 분과를 포함해 인수위를 꾸린 곳은 5곳(38.5%)으로 집계됐다.
이들 조직 대개가 ‘신산업’으로서 기후 문제나 에너지 전환을 다루는 특징을 보였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인수위 내 ‘에너지 순환경제 특위’,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 인수위 내 ‘재생에너지와 피지컬AI 미래산업 분과’가 대표적이다.
이름에 ‘기후’나 ‘에너지’를 직접 포함하진 않지만 민형배 전남광주시장 당선인 인수위에 설치된 ‘산업경제위원회’(위원장 문승일 한국에너지공대 연구원장)나 위성곤 제주지사 당선인 인수위 내 ‘미래전략위원회’(위원장 이창흠 전 대통령실 기후환경비서관)도 위원장 인선 등에서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맞춘 조직으로 분류된다.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 인수위에 설치된 ‘정의로운 노동 전환 분과’는 국내 석탄발전 중 절반 이상이 밀집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조직이다. 2040년까지 국내 석탄발전이 모두 중단될 예정인 만큼 온실가스 감축·에너지 전환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지역 내 산업구조 개편 중 노동자 생존권·고용 보호에 집중해 정책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다.
나머지 8곳 중 7곳(인천·대전·충북·세종·강원·대구·부산)이 현재까지 인수위를 띄운 상태지만 기후·에너지에 초점을 맞춘 하위 조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는 여성·복지·노동 등 정책과 함께 ‘환경’이란 이름으로 뭉뚱그려 특정 분과에 관련 업무를 분장해놓은 상태였다.
다음달 1일 임기를 시작하는 민선 9기 지방정부 임기는 2030년 6월30일까지다. 2030년은 2030 NDC 달성 시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2030 NDC는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이다. 각 지자체가 인수위 단계부터 임기 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세워 이행을 담보해야 한단 지적이 나오는 게 이 때문이다.
박정연 지역에너지기후행동파트너쉽 도약 대표는 “임기 시작 전 꾸려지는 인수위는 지자체장의 정책 의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조직인데 거기에 기후·에너지 정책에 대한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2030 NDC를 맞춰야 할 시점이 4년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각 지자체가 인수위를 거쳐 구체적 수치에 기반한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