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확산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 열릴 의원총회가 장 대표 거취 논란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의총은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 거취를 처음으로 공식 논의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다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불거진 재선거 논란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도부 흔들기’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잖다.
이처럼 선거 패배 책임론과 재선거 대응론이 맞물리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격화하는 모습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장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5명은 지난 11일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장 대표 거취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의 정치적 책임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17∼18일 중 국회 본회의가 소집되는 당일 오전 10시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대안과 미래에 회신했다.
대안과 미래 소속 김용태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극우 유튜버 등이 만들어낸 부정선거 음모론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당권을 유지하면서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리더십은 이제 끝내야 한다”며 장 대표를 직격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장 대표 사퇴론에 거듭 선을 긋고 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당대표 흔들기에서 시작되는 내부 갈등의 증폭은 정작 국민들께서 요구하는 개혁 과제와 대여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을 뒷전으로 밀어내게 될 것”이라며 장 대표 엄호에 나섰다.
정 사무총장은 “‘장동혁 당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선거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며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평가가 있었고, 공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반등하고 있다. 그런데도 또다시 ‘이미 답을 정해놓은 듯한 당대표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지금은 훼손된 국민의 참정권을 바로 세우고, 권력의 폭주 앞에 맞서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거취 문제와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바가 없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원 4명의 사퇴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17일 열릴 의원총회가 장 대표 거취의 향방을 가를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의총에서는 친한(친한동훈)계와 소장파 등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 책임론이 집중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재선거 대응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것으로 보여 의총에서는 양측의 거센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성토대회로 끝나는 의총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무엇보다 선관위 사태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과 분열이 벌어지는 것은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장 대표의 거취와 재선거 문제는 우선순위를 따질 사안이 아니다”라며 “재선거 문제를 구실로 숨을 게 아니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와 재선거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 지도부 거취 문제와 선관위 대응을 둘러싼 이견이 계파 갈등으로 번질 경우 야당으로서의 대여 공세에도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