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가 스스로 전국을 걸으며 질환 인식 개선에 나선다.
한국파킨슨희망연대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유우상씨(60)는 9월 23일까지 100일 간 전국을 여행하며 파킨슨병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단체가 주관한 공식 행사가 아닌 유씨 개인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운영 비용은 취지에 공감한 환우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마련됐다.
유씨는 15일 캠페인에 나선 이유에 대해 “완전히 몸이 괜찮아서 나서는 게 아니지만, 아직은 걸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서 있을 수 있는 지금 길 위에 서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캠페인 출발을 알리는 발대식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역 2층에서 열린다.
유씨는 전국 주요 도시의 역과 시장, 광장, 거리 등을 찾아 파킨슨병 관련 메시지를 알리고 자신의 일상을 기록할 계획이다. 파킨슨병 로고가 담긴 티셔츠와 플래카드를 입고 시민들과 만나며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활동을 펼친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겪는 다양한 증상 가운데 ‘동결(Freezing)’을 강조했다. 동결은 걷고 싶어도 발이 떨어지지 않아 몸이 순간적으로 멈춰 서는 증상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장애와 낙상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유씨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파킨슨병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고 환자들이 겪는 현실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파킨슨병은 단순히 손이 떨리는 병이 아니라 몸과 마음,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라며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캠페인은 크게 두 구간으로 나뉜다. 1차 도심 캠페인은 15일부터 8월 21일까지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서울, 강릉, 대전, 익산, 목포, 순천, 창원, 대구, 경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한다. 2차 도보 캠페인은 8월 22일부터 9월 23일까지 부산에서 강릉까지 동해안을 따라 걸으며 이어진다.
유씨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필요하다는 것, 중증 환자의 치료 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파킨슨병을 사회가 보다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증상과 진행 속도, 약물 반응이 달라 치료 역시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하다”며 “중증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 기간 동안 유씨의 이동 경로와 현장 활동, 동결 퍼포먼스 영상은 유튜브 채널 ‘파킨슨덕후’를 통해 공개된다.
유씨는 “이번 캠페인은 한 환자가 자신의 병을 숨기지 않고 세상 앞에 서보는 기록”이라며 “파킨슨병 환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