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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이란 종전은 새로운 시작… 긴장의 끈 늦출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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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9일 서명, 호르무즈 개방”
공급망 재편·수입선 다변화 일깨워
이란핵 이은 미·북 핵협상도 대비를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in the Oval Office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June 11, 2026. REUTERS/Daniel Heuer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in the Oval Office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June 11, 2026. REUTERS/Daniel Heuer

미국과 이란 전쟁이 사실상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부 차관도 “모든 전선에서 영구적이고 즉각적인 종전이 선언됐다”고 확인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 106일 만이다. 양해각서(MOU)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린다. 트럼프는 “합의 서명과 함께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를 포함해 중동전쟁의 유탄을 맞은 나라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번 합의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당장 트럼프는 호르무즈 개방에 어떠한 통행료도 없다고 했지만 이란 측은 수수료 징수가 유지될 것이라고 딴소리를 한다. 호르무즈가 열린다고 해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란이 설치한 해상 기뢰를 제거해야 하고 폭격을 당한 중동지역 원유 생산시설도 당장 복구할 수 없다. MOU 서명 후 진행될 ‘60일 핵 해체 실무협상’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협상이 삐걱댈 때마다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은 요동칠 수 있다.

긴장의 끈을 늦출 때가 아니다. 중동전쟁이 외풍에 취약한 한국 경제에 남긴 상처는 크고 깊다. 역대급 수출호황에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물가는 3%대로 뛰었고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500원대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제때 기준금리를 인상해 인플레 방어에 실기하지 말아야 한다. 중동전쟁은 그동안 효율 위주로 구축한 에너지 수입선과 공급망 체계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 수입선 다변화 및 공급망 재편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중동전쟁 와중에 한국의 비협조를 언급한 트럼프의 사후 청구서에도 대비해야 한다. 호르무즈해협 기뢰 제거 등 항행의 자유 작전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종전 합의 발표 전날인 13일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싱가포르 회담 당시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란핵 문제가 해결됐으니 다음은 북핵 이슈를 다루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툭하면 북한을 ‘핵 국가’로 부르며 북핵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재명정부도 북핵 동결 후 감축,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하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미·북 핵협상이 성사되면 ‘핵군축회담’으로 흐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치밀한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핵 비핵화’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