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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좀비 지도부”… 장동혁 “국민 모욕”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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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사진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는 양향자 최고위원(왼쪽)과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사진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는 양향자 최고위원(왼쪽)과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① 양향자 “좀비 지도부”…장동혁 “국민 모욕”

 

국민의힘 지도부가 1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6·3 지방선거 책임론을 두고 공개 충돌했다.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에 나섰던 양향자 최고위원이 최고위에 복귀하자마자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의 총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대다수 국민들과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저를 포함해 지도부 모두가 물러날 것이라 생각했을거다. 정치는 결국 책임”이라며 “저는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 그것이 민심을 따르는 합리적인 길”이라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지도부를 겨냥해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우리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보수정당의 내일을 이끌 분명한 철학과비전, 노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장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장 대표는 당 지지율 상승세를 거론하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지 눈에 그려지지 않나”라며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서 우리를 향해 뭐라도 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라고 맞받았다. 이날 당권파 조광한 최고위원도 “철없는 그룹들이 외계어로” 떠든다고 비판했고, 김민수 최고위원은 회의 뒤 페이스북에서 양 최고위원과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자리에 앉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자리에 앉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② 6개 지역 선거소청 제기한 국힘…정점식 “전면 재선거 요구 아냐” 장동혁 “목표는 전국 재선거”

 

국민의힘이 15일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경기·인천·부산·울산·광주전남 등 6개 시도에 대해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선거소청은 선거의 효력에 이의가 있을 때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제기하는 불복 절차로, 투표용지 부족이 해당 지역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해달라는 요청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국민의힘은 소청 관련 논의를 했고, 결론 먼저 말하면 전면 재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승리한 서울시까지 포함한 것을 두곤 당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수석대변인은 “서울시를 빼고 하든지, 안 빼고 하든지에 대해 의견이 있었다. 마지막에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해당 제도가 곧바로 전면 재선거 요구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소청은 투표지 부족 사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심사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전면 재선거 요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목표는 분명하다. 전국 재선거”라며 “소청은 시작일 뿐”이라고 밝히면서 상반된 메시지를 내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 및 특별강연'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 및 특별강연'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③ 정청래 “李대통령은 월드 클래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성과를 부각하며 “월드 클래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이 대통령이 순방 도중 여당 지도부를 향해 ‘책임의 언어’를 언급하며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보낸 상황에서, 정 대표가 몸을 낮추며 당청 갈등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정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다"며 "이 대통령의 외교 역량으로 이 대통령은 '월드 클래스'의 세계적인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때는 윤 전 대통령이 외국에 나갈 때마다 불안불안했는데 이 대통령은 외국에 나갈 때마다 기대가 된다는 것"이라며 "역대급 성과의 국위선양으로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갖는다, 이렇게 국민이 뿌듯해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당청 갈등설이 제기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다. 앞서 정 대표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이 대통령은 순방 도중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냈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직접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에서도 “이제 우리 곁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며 “겸손하게 페이스메이커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지만 저는 이재명 대통령 역시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가장 잘 체현하고 있는 피스메이커라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