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에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미·이란 간 휴전 협정 타결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잦아든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부족 전망이 지속되면서 증시 전반의 이익 모멘텀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 미·이란 휴전 물꼬…‘유가 하락→금리 인하’ 선순환 고리 가동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다우(0.9%), S&P500(1.7%), 나스닥(3.1%)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무엇보다 지난 3월 이후 글로벌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과 이란의 전쟁 리스크가 양국의 휴전안 양해각서(MOU) 전자서명으로 수습 국면에 접어든 점이 결정적이었다.
비록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문제나 핵 우라늄 이슈 등 후속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여지는 남아있으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1.1달러선으로 급락하는 등 에너지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게 덜었다는 평가다. 유가 안정은 곧 연준의 연내 긴축 전망 후퇴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추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흥행 효과와 더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수요 지속 전망에 힘입어 마이크론(10.8%), 엔비디아(3.5%) 등 반도체 주도주들이 동반 랠리를 펼치며 지수를 견인했다.
◆ ‘사이드카 6회’ 극심한 변동성…속뜻은 “소외된 종목의 반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은 서킷브레이커 1회, 사이드카 6회(매수 3회, 매도 3회)가 발동될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하지만 지수가 8500선대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내부 체질은 오히려 건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코스피가 28.5% 폭등했던 지난 5월에는 월평균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의 편차가 -254개에 달했다. 지수는 오르는데 내 종목은 떨어지는 철저한 ‘쏠림 장세’였던 셈이다. 반면 6월 이후 코스피가 0.8% 내외로 숨 고르기를 하는 과정에서 종목 편차는 -26개로 대폭 줄었다.
이는 소수 주도주에만 매수세가 몰려 대다수 투자자가 소외감을 느끼던 ‘포모(FOMO) 현상’이 진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5월에는 반도체, 자동차 등 4개 업종만 코스피 성과를 웃돌았으나, 6월 들어서는 소매/유통, 보험, 은행 등 11개 업종이 지수 상승률을 상회하며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 반도체 쥐고 조선·방산·금융 늘리는 ‘바벨 전략’ 유효
전문가들은 최소 2분기 실적 시즌 전까지는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철저하게 중심을 잡는 ‘바벨(양방향)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 간 순환매와 성과 분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증시 전반의 환경이 양호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주도주의 비중을 유지한 채 키 맞추기 확률이 높은 업종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전략이 주효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