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 중 드물게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선거관리 권한을 집중적으로 행사하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은 정부기관, 지방정부, 독립기구, 법원 등이 역할을 나눠 맡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주요국은 제도 형태는 달라도 선거관리의 독립성·중립성·투명성을 확보하고, 사후 검증과 외부 감시를 강화해 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누가 선거를 관리하느냐’보다 선거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감시·검증받느냐를 더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통합 선관위가 선거를 직접 관리하지 않는다. 각 주 정부와 카운티(기초자치단체)가 선거를 실시하며, 선거 과정에는 정당 추천 참관인이 폭넓게 참여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와 재검표 제도도 활성화돼 있어 행정기관과 정당, 법원이 상호 견제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영국 역시 중앙선거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실제 투표와 개표는 지방정부가 담당한다. 선거위원회는 정당 및 정치자금 관리, 선거 규정 감독 등을 맡고, 예산과 업무는 의회의 감독을 받는다. 선거 집행과 감독 기능을 분리한 형태다. 독일은 연방선거관리관을 중심으로 연방 및 지방 행정조직이 선거를 관리한다. 선거 업무는 공무원 조직이 수행하며,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과 사법심사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한다. 프랑스는 선거 관련 권한을 여러 기관이 나눠 맡고 있다. 헌법위원회는 선거 결과 심사·확정, 정치자금위원회는 선거비용 감독, 프랑스 미디어 규제기관인 ARCOM은 방송·미디어 선거보도를 감독하도록 해 권한 독점을 막고 있다.
일본도 중앙선거관리회가 존재하지만 선거 실무는 총무성과 지방자치단체가 맡는다. 중앙선거관리회는 선거 제도 운영과 감독 역할에 집중하고, 실제 투표소 운영과 개표 등은 지방 행정조직이 수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