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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백 관리’ 배달기사에 떠넘긴 쿠팡… ‘공짜노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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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시민단체, 공정위 신고

계약서엔 ‘수리 후 반납’만 명시
쿠팡측 “세척·분해도 포함” 주장
“하루100∼200개… 1시간 더 일해”
거부하자 계약 해지 통보하기도
노조 “노동 착취·지위 남용 행위”

쿠팡이 배달 기사들에게 신선식품 배달을 위한 보랭가방 관리 업무를 전가했다는 ‘공짜노동’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쿠팡이 배달 노동자들에게 계약서에 없는 노동을 강제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과 계약을 맺은 택배대리점이 기사들에게 가방 세척, 분해 등 추가 업무를 시켰고 불응하자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이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 본부장이 17일 프래시백에 깔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 본부장이 17일 프래시백에 깔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참여연대는 17일 서울 강남구 쿠팡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CLS와 춘천 지역 영업점인 주식회사 하하물류를 공정거래법 제45조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위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등으로 공정위에 신고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배달 노동자들은 하루 프레시백 100∼200개를 수거한다.

 

프레시백은 쿠팡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에 사용되는 다회용 보랭가방이다. 기사들은 가방 회수뿐 아니라 세척, 분해, 적재 등의 업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시백 1개를 관리하는 작업은 평균 1∼2분으로 하루 평균 수거량을 고려하면 1시간 이상의 추가 노동이 부과되는 셈이다.

 

노조가 공개한 공정위 신고서에는 지난 3월 하하물류 택배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았단 이유로 회수 외 노동을 거부했다가 배달 노동자 8명이 계약해지와 손해배상을 통보받은 일도 포함됐다. 쿠팡CLS가 올 3월 춘천 지역에서 로켓프레시를 시행하면서 배송기사들에게도 프레시백 회수 업무가 주어졌다. 3월22일부터 일부 기사들이 계약서에 명시된 ‘수거 후 반납’만 하면서 사측은 “프레시백 해체·정리·적재 업무가 계약상 업무에 포함된다”며 업무 이행을 촉구했다. 사측은 미이행한 기사들의 이름을 업무 공지방에 공개했고 프레시백 관리 업무를 위해 고용한 알바 인력의 대체 인력비 명목으로 하루 4만원의 약정 수수료를 공제하기도 했다.

노조는 논란을 의식한 하하물류가 국토교통부가 의무화한 표준계약서 작성을 이유로 프레시백 해체 업무를 추가한 새 계약서를 강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CLS와 하하물류 사이 계약서에는 “회사가 정하는 업무처리 규정 및 지침을 준수하라”는 조항이 추가됐다.

 

김상원 하하물류 배송기사는 “계약서에도 없는 ‘해체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월8일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사측은 명백한 위법임을 인정하고 나서야 4월26일 나를 마지못해 복귀시켰다”고 말했다.

 

김씨는 “명백한 노동 착취이며 배송기사들을 인간이 아닌 값싼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김단영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계약에 없는 업무를 일방적으로 떠넘긴 행위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거래조건을 부당하게 변경한 것”이라며 “일방적인 수수료 공제와 보복적 계약해지 역시 이익제공 강요이자 불이익제공행위로 공정거래법 제45조가 금지하는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