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먹은 아들이 올 여름에 첫 손주를 낳을 예정입니다. 할아버지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면 몸 움직일 수 있을 때 몇 년은 더 일해야지요”
서울 송파구에서 아내와 함께 작은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3)는 올해로 환갑을 넘겼지만 은퇴를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김씨처럼 기대수명 증가와 자녀의 만혼·출산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60세 이상을 중심으로 한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부 역시 10쌍 중 6쌍꼴로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18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을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 가구(1265만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615만3000가구였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6만7000가구 늘어난 수치로, 201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다.
전체 유배우 가구 중 맞벌이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8.6%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맞벌이 가구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지난해 여성 고용률이 상승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맞벌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일하는 노인이 증가하면서 60세 이상 맞벌이 가구는 1년 새 6만7000가구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맞벌이 가구 증가 폭과 같은 규모다. 반면 50대 맞벌이 가구는 유일하게 1만 가구 감소했다. 맞벌이 가구 비중 자체는 30대(63.3%), 40대(61.3%) 등에서 높았고, 60세 이상(32.2%)이 가장 낮았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유배우 가구의 맞벌이 비중은 60.4%로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막내 자녀의 연령별로는 13~17세(64.5%), 7~12세(61.2%), 6세 이하(56.5%) 순으로 맞벌이 비중이 높았다. 다만 6세 이하 맞벌이 가구 비중의 상승 폭이 3.3%포인트로 가장 컸다. 자녀 수별 맞벌이 비중은 2명(61.5%), 1명(60.4%), 3명 이상(54.4%) 순이었다.
1인 가구 취업자의 소득 수준도 개선됐다. 전체 1인 가구는 821만5000가구로 1년 전보다 21만2000가구 늘었으며, 이 중 취업 가구는 519만8000가구로 9만8000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의 월평균 임금 수준은 200만~300만원 미만이 29.5%로 가장 많았으나, 300만~400만원 미만(26.4%)과 400만원 이상(23.6%)을 합산한 월 300만원 이상 임금 수령자 비중이 처음으로 50.0%를 기록했다.
이처럼 고령층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진입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기대수명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보건당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전년보다 0.2년 늘었다. 60세에 은퇴하더라도 24년쯤의 여생이 남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