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력 위조 등의 의혹이 불거진 뒤 범부처 혁신 연구개발(R&D) 프로젝트 ‘K-문샷’에서 급작스럽게 하차한 이민형(24) 아스테로모프 대표가 의혹 제기자인 A 교수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대표는 K-문샷 AI 과학자 PD(프로젝트 디렉터) 자리를 먼저 원한적도, 이를 위해 학력 및 경력 등을 위조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민형 대표, 학력 의혹 제기한 A교수 고소
1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모욕, 협박 혐의로 A 교수를 고소했다. A 교수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 대표와 아스테로모프를 겨냥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경영 활동을 저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A 교수는 2일부터 SNS에 ‘900억 게이트’, ‘아스테로모프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를 연상케 하는 단어를 악의적으로 사용하며 의혹을 부풀렸다. 또한 이 대표의 경력을 두고 “대학원 다녀본 애들한테는 뽀록난다”, “독학사-연구원은 말이 안 됨. 그 와중에 또 거짓말한 듯”이라며 조롱하는가 하면, 이 대표의 초등학교 졸업사진과 생년월일 등 개인 신상까지 무단 공개하며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을 가한 혐의도 있다.
A 교수는 아스테로모프의 핵심 기술력을 전면 부인하며 ‘사기’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는 “KAIST 의과학 박사로서 얘기하자면 그 AI로 생물학 기전을 발견하고 규명했다는 건 완전 사기야”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는 과학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의 사회적 신용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것이 이 대표 측의 주장이다. 이 외에도 사생활 침해와 불안감 조성 행위 등이 고발장에 적시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무분별한 폭로가 이뤄진 지 불과 2주 만에 이 대표는 K-문샷의 AI 과학자 PD 자리에서 물러났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 대표는 11일 사의를 표명했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6일 이를 재가했다.
◆단순 의혹에 핵심 인재 사임…정부의 ‘꼬리자르기’ 의심도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사임 과정을 두고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해당 의혹에 대해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국가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할 국책 사업의 핵심 인재가 갑작스럽게 자리를 내려놓은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는 이 대표가 먼저 ‘기업 경영에 전념하고 싶다’며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사자인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어 정부의 외압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20대 청년 과학자를 무리하게 발탁했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성급하게 꼬리 자르기식 사임을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16일 공개된 K-문샷 PD 선발 공고 영상에는 지원 자격으로 ‘석·박사 학위’가 명시돼 있었으나, 불과 보름 뒤인 30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올라온 공고문에는 해당 석·박사 요건이 돌연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는 제가 이거(K- 문샷 PD직)를 하고 싶어서 청탁했거나 하고 싶다라고 의사 표현을 했다거나 한 사실은 단연코 없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 말이 사실이라면 그가 K-문샷 PD 자리를 먼저 원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자격 요건을 바꿔주면서까지 그를 밀어줬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누가 뭐 때문에 그랬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