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5개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가 결국 1개사로 통합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 중인 연구용역(수행기관 삼일회계법인)에서 이같은 중간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력산업 구조 개편에 시동이 걸린 건 2001년 한국전력공사에서 5개사를 분할한 이후 25년 만이다.
기후부는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를 열고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발전공기업 5개사 통폐합과 관련해 1사 통합, 권역별 2∼3사 통합, 지주사 1개·권역별 자회사 2∼3개 등 3개 대안을 검토했다. 이 중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1사 통합안을 권고했다.
삼일회계법인은 1사 통합안에 대해 “장기적이고 위험이 높은 에너지 전환 과제를 단일한 책임 주체 하에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재생에너지·해상풍력 등 대형 사업을 통합 자본·조직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사 통합안 추진을 위해 상법 개정, 통합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입법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5개사 통폐합이 추진되는 건 정부가 탈석탄·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탈석탄 기조에 따라 5개사 노후 석탄발전이 2038년까지 총 36개가 폐지되는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규모의 경제’ 면에서 못 미치는 측면이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5개사가 단독으로 500MW(메가와트)급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참여할 경우 전액 출자 기준으로 발전사 평균 부채비율이 48%나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기후부는 이날 공개된 용역결과를 기반으로 전문가·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7월 중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과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발전공기업 노조는 그간 1사 통합안을 주장해왔던 만큼 이번 용역결과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남태섭 전력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단일통합모델 제안에 적극 동의한다”며 “발전공기업에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전기에너지 공공성 지킴이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송민 공공노련 상임부위원장은 “효율성에만 초점이 맞춰지면 안 된다”며 “이번 통합이 적정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사 통합안 추진 현실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성시경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용역결과 내용이) 공기업 입장에서만 서술돼 있다. 통합 과정에서 발전사 간에, 노노 간에 싸움이 있을 것이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원칙이 이 용역결과에 부재한다“며 “당장 특별법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일정이 제시된 게 없다. 구체성과 실질적 내용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1사 통합 시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란 의견에 대한 회의적 평가도 있었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발전사 간) 내부 경쟁이 불러오는 좋은 효과가 많다. 정부 지시에 발전 공기업들이 저렴한 연료 조달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며 “발전 공기업을 다 합치면 과연 이런 노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간 기업과 경쟁을 할 것이라고 하지만, (공기업과 민간기업 간에는) 시장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