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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소년활동은 가능성을 미래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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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를 마치며
사진=권혁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활동진흥본부장
사진=권혁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활동진흥본부장

‘제22회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가 전남 여수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청소년들에게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았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체험하고,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고민하며, 진로를 탐색하고, 토론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의 눈빛은 밝고 당당했다.

 

청소년박람회는 단순 체험행사가 아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참여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자리이자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현장이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청소년의 성장은 지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에 집중해 왔다. 물론 지식은 중요하다. 하지만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시대에 많이 아는 것, 즉 ‘지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지식을 연결하고 삶에 적용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 이른바 ‘활용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력과 활용력의 차이는 흔히 ‘종적 지식’과 ‘횡적 지식’의 개념으로 설명된다. 단순 학습이 지식의 깊이를 쌓아가는 종적 성장이라면, 청소년활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람과 사람, 지식과 삶, 개인과 공동체를 연결하고 활용하는 횡적 성장의 과정이다.

 

아이들은 환경 관련 청소년활동에서 직접 숲을 가꾸며 글로만 배웠던 ‘환경보호’를 땀 흘려 체험한다. 청소년 참여기구 활동에서는 직접 정책을 제안하며 개념으로만 알던 ‘민주주의’의 주체가 된다. 다양한 직업인을 실제로 만나고 직업 체험을 하며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던 ‘진로 정보’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청소년활동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하다. 재미다. 재미는 관심을 이끌어낸다. 관심은 관찰을 만들고, 관찰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질문은 결국 자신의 삶과 연결된다. 배움은 바로 그 순간 시작된다. 좋은 청소년활동은 정답을 알려주는 활동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활동이다.

 

이렇듯 체험을 통한 청소년활동은 학습한 종적 지식을 자신만의 횡적 지식으로 체화하는 과정이다. 암기한 지식은 쉽게 잊히지만 몸으로 한 경험은 오래 남는다. 그리고 인생의 어느 순간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경험은 다시 살아나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된다. 이것이 바로 청소년활동이 일회성 프로그램을 넘어 지속적인 성장의 여정인 이유다.

 

지금의 청소년정책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청소년 핵심역량으로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협업, 창의력, 사회정서, 진로개발, 디지털 시민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 대부분은 학습만으로 기를 수 있는 역량이 아니다.

 

협업과 비판적 사고는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정서와 의사소통 능력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창의력과 진로개발은 직접 경험하고 도전하면서, 디지털 시민성은 실제 참여와 실천을 통해 성장한다. 결국 청소년활동은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키우는 효과적인 교육의 장인 셈이다.

 

오늘날의 핵심 화두는 날로 가속화되는 AI 기술의 발전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의 역량과 가치관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며, 타인을 존중하고, 공동체의 선을 위해 책임 있게 참여할 수 있는 힘. 이것이야말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역량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기술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며, 청소년활동은 바로 그 시민성을 길러내는 현장이다.

 

숲을 생각해 본다. 하나의 숲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작은 씨앗 하나가 뿌리를 내리고, 비와 바람을 견디고, 수많은 계절을 지나야 비로소 울창한 숲이 된다. 청소년의 성장도 다르지 않다. 오늘의 작은 체험, 작은 실패, 작은 도전이 쌓여 어느 순간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청소년의 성장은 기다림의 과정이고, 청소년활동은 그 성장을 위한 토양인 셈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청소년활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청소년활동은 ‘여가’가 아닌 ‘복지’이며, 청소년기 성장의 필수 조건이다. 그리고 모든 청소년이 지역과 환경,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다양한 경험과 참여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책임이자 사회의 의무다.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듯 경험할 권리도 보장되어야 한다. 청소년활동과 참여 확대는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자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책무다.

 

청소년들의 미래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경험의 기회, 더 많은 참여의 기회, 더 많은 도전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이 ‘지식 학습에 대한 권리’의 행사라면, 활동은 ‘경험을 통해 성장할 권리’의 행사이기 때문이다.

 

경험은 지식을 삶으로 바꾸고, 활동은 가능성을 미래로 바꾼다. 경험이 미래를 만든다.

 

글: 권혁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활동진흥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