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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규 원전과 SMR, 영덕·기장에… 이제는 속도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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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그제 회의를 열고 총 2.8GW(기가와트) 규모의 대형 원전 2기 건설 부지로 영덕군을 선정했다. 0.7GW 규모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는 기장군에 들어선다.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은 2011년 강원 삼척(대진원전)과 영덕군(천지원전) 후보지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백지화된 후 15년 만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첨단 제조시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신규 원전 부지 확정이 한참 늦어진 만큼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원전은 부지 선정 이후에도 환경영향평가와 설계, 인허가를 거쳐 준공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SMR은 2035년, 대형 원전 2기는 2037∼2038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는 복잡한 환경 규제와 인허가 기간 단축 등 행정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영덕은 지질 조사와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된 곳인 만큼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3기의 신규 원전으로 미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추가 원전 건설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 전망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전력 수요는 2025년 100GW 수준에서 2040년 138GW까지 늘어난다. 대형 원전 최대 6기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영덕이 이번 공모 과정에서 총 324만㎡ 규모 부지를 제안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번 공모에 필요한 104.1만㎡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신청 부지 기준으로 보면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24∼2038년)에 반영한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한 뒤에도 추가 원전 2기 수준의 공간이 남는다.

국가 산업의 경쟁력은 에너지 안보에서 나온다. 유럽연합은 신규 원전 건설과 설비 개보수에만 2050년까지 2410억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은 매년 10기의 원전 건설을 승인하는 등 전 세계 원전 투자의 3분의 1을 독식하고 있다. 이번 부지 결정은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믹스 정책이 본격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할 원전이 필요하다. 전국 54개 송전망 건설사업 가운데 20개가 지역 반대와 인허가 지연으로 차질을 빚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전력망 확충 특별법’까지 만들어놓고도 생산한 전력을 활용할 수 없다면 원전은 무용지물이다. 강력한 법 집행으로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이 좌초되는 건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