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美 불신 커진 핀란드 ‘핵무기 빗장’ 풀었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금지법 폐기, 수입·보유 길 열어
러 위협 견제… “영구 배치 아냐”
유럽, 핵 억지력 ‘홀로서기’ 속도

핀란드가 자국 내 핵무기 반입과 운용, 보유 등을 금지한 법안을 폐기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0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의 견제심리 확산이 이번 법안 폐지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핀란드 의회는 이날 1980년부터 존재해온 자국 내 핵무기 금지를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25표, 반대 61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국가 방위를 위해 필요할 경우에 한정해 핀란드 영토 내에서 핵무기의 수입, 운용, 공급 및 보유가 가능해졌다.

핀란드 헬싱키 외무부에 핀란드와 나토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핀란드 헬싱키 외무부에 핀란드와 나토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핀란드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은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 안보 환경에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일 뿐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전력이 언제든 핀란드 영토에 이동·배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유럽국 중 가장 긴 국경을 러시아와 맞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인 2023년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에 가입했다. 안티 하카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핀란드의 국방력을 강화하고 나토의 핵 억지력을 핀란드 보호 수단으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 자체 핵 억지력 강화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이번 법안 폐지가 이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유럽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핵 억지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핀란드 역시 이 구상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핵무기를 언급한 뒤 “핵 감축 협정을 맺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며 “그 두 나라 중 한 곳은 (협정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다른 한 곳은 덜 적극적이다. 그런데 (협정에는) 그들 모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중 어느 나라가 적극적이고 어느 나라가 소극적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