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국세청, 교육부 등에 더해 식품의약품안전처까지 최근 ‘신고 포상금’ 제도 마련에 합류했다. 포상금 제도를 수차례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모양새로 포상금이 남발할 시 부작용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에서 부당·위법이 의심되는 진료행위 관련 신고 내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 금융감독원과 공유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건강보험 부당 청구 신고 포상금은 환수 금액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 최대 30억원이다. 해당 제도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예방하고자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3일부터 신고 활성화를 목적으로 신고인 유형과 관계없이 최고 금액을 기존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향했다.
이날 식약처도 마약 범죄에서 내부 고발 유도를 위해 신고 보상금 지급 대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범죄 발각 전 신고자에게만 보상금을 줬는데 앞으로는 범죄 발각 이후 수사 단서 제보자나 검거 협조자에게까지 지급한다. 최대 보상금 액수는 3억원이다. 3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대표 발의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토대로 한단 방침이다.
부처마다 신고 포상금 제도를 마련하는 배경으로는 이 대통령의 강한 신념이 꼽힌다. 이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고 포상금 제도를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2월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신고하면 인생, 팔자 고치게 포상금을 확 주라”며 “로또 하느니 담합 뒤지자고 생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3월에는 X(옛 트위터)에 금융위의 신고 포상금 개편안을 공유해 “좋은 나라 만들면서 부자 되는 방법”이라고 적었다. 이달 1일에도 국세청의 부동산 탈세 제보가 포상금제 때문에 빗발친다는 기사를 X에 공유했다.
다만 무분별한 포상금 제도 확산에 경계 목소리도 있다. 이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4월 국무회의에서 사업장 안전관리 신고 포상금의 신고 횟수 제한과 관련해 “악용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직업으로 생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전문가들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중과 관계없이 포상금 제도를 적용하면, 오히려 중요성이 희석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분야에 포상금을 걸면 (이 대통령 말처럼) 로또나 다를 게 없지 않냐”며 제도의 본래 존재 목적과 괴리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규제 집행을 공무원이 아닌 시민 인센티브에 점점 의존하게 되는 셈이다.
허위 신고가 늘어 공무원 업무 부담이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한 업무가 늘면서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다.
시민 간 감시가 늘어나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시민사회의 신뢰가 줄어 결국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김 교수는 “불신이 늘어나는 부작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각 부처는 포상금 확대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는 신고 포상금 상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3월 밝혔다. 국세청은 부동산 탈세 신고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제보자가 중요 자료를 제출해 세무조사로 이어지고 추징 세액이 5000만원 이상 확정되면 탈루 세액 규모에 따라 최대 4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교육부는 4월 학원 불법행위 신고포상금 상한을 기존보다 최대 10배 높이는 내용의 학원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무등록 교습 행위 신고 포상금은 기존 2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초과 교습비 및 교습 시간 위반 신고는 1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각각 높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