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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해제’ 담판지으려는 이란… ‘IAEA 핵사찰 복귀’ 내건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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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실무협상 시작부터 ‘기싸움’

이란 수용 땐 동결자산 해제 수순
美 “결렬 땐 해협 통항료 직접 징수”
트럼프, 이·레바논 사이 평화 압박
‘네타냐후 재선 위기’ 기사 인용도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완전한 종전 선언으로 가기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시작부터 기싸움이 팽팽하다. 이란은 첫 협상 하루 전날 레바논 내 교전 지속을 이유로 ‘호르무즈해협 재봉쇄’를 선언했고, 미국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호르무즈 통항료를 직접 부과하겠다고 맞받았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란 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협상은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 서명 이틀 만에 파기될 뻔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공방이 주요 이유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19일 오후 4시(미 동부시간 오전 9시)를 기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지속했고, 20일 공습에서는 5명의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에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전쟁 종식에 관한 MOU 제1항 불이행에 대한 대응”이라며 호르무즈해협 봉쇄 재개를 선언했다. MOU 제1항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으로 위협하자 미국도 대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휴전 기간인 60일이 만료된 뒤에도 통항료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으며 “최종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지금까지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그것(통항료)을 부과할 수 있다”고 적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20일 55척의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며 “선박 통항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후 양측은 21일 협상 대표단의 스위스행을 확인하는 등 대화 국면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호르무즈를 둘러싼 위협은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샅바싸움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네타냐후의 흔들리는 재선 기회, 트럼프가 카드를 쥐고 있다’는 미국 온라인 매체 기사를 공유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공격을 멈출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1일 새벽(현지시간) 협상단과 함께 스위스 옵뷔르겐의 뷔르겐스토크 리조트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1일 새벽(현지시간) 협상단과 함께 스위스 옵뷔르겐의 뷔르겐스토크 리조트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협상단은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으로 구성됐고, 이란 협상단에는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이 포함됐다.

 

이란은 초기부터 경제 관련 조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IRNA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해 집중 논의하겠다면서 “동결 또는 제한된 이란 자산의 활용 문제와 이란산 원유 판매에 필요한 허가권 발급 관련 논의도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협상을 위한 조건으로 MOU 1항, 4항, 5항, 10항, 11항에 따른 의무 이행을 강조했다. 4항은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해제, 5항은 60일간 호르무즈 통항세 면제를 말한다. 또 10항과 11항은 미국의 이란 석유 수출·경제 활동 제재 면제 약속, 이란 동결 자산 즉시 해제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 협상단에는 압돌 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하미드 보르드 석유부 차관 겸 국영석유공사 사장도 포함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이란 협상단 구성을 보면 경제 조항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 동결 자산 해제를 조건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이란 핵시설 복귀를 공식 요구할 전망이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협상 핵심 목표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사찰 체계 복원에 맞춰져 있다.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미국은 카타르에 묶여 있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을 단계적으로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이를 식량·의약품 등 인도적 목적에 한정해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