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이틀 만에 공모가의 두 배를 돌파하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직전 세계 최대 지수업체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로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 최저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75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의 IPO를 하루 앞둔 지난 11일 MSCI로부터 ESG 평가 최하위인 ‘CCC’ 등급을 부여받았다.
이는 MSCI의 국가 ESG 평가 체계에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부여된 등급과 같은 수준이라고 FT는 설명했다.
MSCI의 ESG 평가는 환경(E)·사회(S)·지배구조(G) 3개 축을 10개 주제로 세분화한 뒤, 기업의 산업별 위험 노출도와 관리 수준을 평가해 AAA부터 CCC까지 7단계 등급을 부여한다.
MSCI의 ESG 중심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자산만 약 1조2700억달러(약 1947조원)에 달한다.
MSCI는 스페이스X가 “높은 위험 노출도와 중대한 ESG 위험 관리 실패로 인해 업계에서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투자자들과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스페이스X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시장에서는 머스크에게 전체 의결권의 85.1%가 집중되는 차등의결권 구조와 주주 소송 제한 조항, 이사회 독립성 부족 등이 문제로 거론돼왔다.
스페이스X는 MSCI의 ‘논란(controversies)’ 평가에서도 10점 만점에 1점을 받아 ‘오렌지 플래그’ 판정을 받았다. MSCI에 따르면 오렌지 플래그는 기업이 진행 중인 매우 심각한 논란에 간접 연루됐거나, 진행 중인 심각한 논란에 직접 연루된 경우 등에 부여된다.
에덱 경영대학원 기후연구소 관계자는 “진지한 ESG 평가기관이나 자체 ESG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투자 펀드라면 스페이스X의 중대한 지배구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 측은 이번 MSCI 등급 평가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머스크의 ESG에 대한 기존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 2022년 테슬라가 S&P 500 ESG 지수에서 탈락했을 때 머스크는 트위터(현 X)에 “ESG는 사기(ESG is a scam)”라고 직격하고, ESG를 “가짜 사회정의 전사들에게 무기화된 것” 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