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3시, 전국 스타벅스 매장의 영업이 동시에 끝난다. 평소라면 저녁까지 손님을 맞을 매장들이 이날은 일찍 문을 닫는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날 매장 파트너를 대상으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전국 매장의 영업을 오후 3시에 종료한다. 전국 매장이 같은 시각에 일제히 영업을 조기 종료하는 것은 1999년 국내 첫 매장을 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출근한 매장 파트너들은 영업 종료 후 점포별로 교육에 참여한다. 지난 17일 신세계그룹 사내 연수원인 신세계남산에서 진행된 역사 인식·사회적 감수성 강의를 영상으로 시청한다.
교육 뒤에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돌아보는 ‘브랜드 가치 워크숍’이 이어진다. 워크숍은 각 매장 점장이 진행한다. 이날 휴무인 직원은 23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개별적으로 교육 영상을 시청해야 한다.
역사 인식 교육은 한국 현대사를 연구해온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맡았다. 1950년대 이후 주요 현대사 사건과 이를 바라보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다뤘다.
사회적 감수성 교육은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기업이 마케팅과 경영 활동을 할 때 역사와 노동, 젠더, 인권 등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강의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계열사 대표들도 교육 대상에 포함됐다. 정 회장은 오는 24일 사장단 회의에 앞서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별도의 역사 인식·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받는다. 지난달 26일 대국민 사과에서 자신도 역사 교육을 받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교육은 지난달 발생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한 후속 조치다.
스타벅스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5월 18일 온라인 텀블러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탱크데이’는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의 탱크를, ‘책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스타벅스는 행사를 중단하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이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이사와 행사를 담당한 임원을 해임하고 관련자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정 회장도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교육과 함께 마케팅 의사결정 체계도 손보기로 했다. 외부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기획 단계부터 역사와 기념일, 정치, 재난, 군사, 젠더, 폭력, 혐오 표현 등을 점검한다.
마케팅 콘텐츠가 공개되기 전 담당 부서뿐 아니라 품질과 법무 등 관련 부서장이 함께 최종 검토하는 절차도 신설한다. 누가 콘텐츠를 승인하고 어떤 의견을 냈는지도 기록해 의사결정 과정의 책임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
근현대 역사 유적지의 시설 개선과 역사 기념사업 등에 사용하는 사회공헌 기금도 조성한다. 초·중·고교의 역사 현장 체험학습과 대학생 역사 탐구 동아리 지원 등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 교육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