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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에 팔았다가 1억6000만원 물고 계약 깼다”…동탄 집주인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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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구 5월 계약 해제 82건…전월보다 74% 늘어
청계동 해제 비율 10.9%…동탄 평균의 두 배 육박
동탄 아파트값 한 주 새 2.22%↑…전국 최고 상승률

지난달 16억원에 매매계약서를 쓴 화성시 동탄구 청계동의 한 아파트가 최근 다시 시장에 나왔다. 새로 붙은 호가는 19억원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집주인은 매수자에게 받은 계약금 1억6000만원을 돌려주고 같은 금액을 추가로 배상한 뒤 계약을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억원에 새 매수자를 찾는다면 추가로 물어준 1억6000만원을 빼고도 기존 계약보다 1억4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동탄 아파트값이 짧은 기간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미 체결된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1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5월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 매매계약은 1355건이다. 이 가운데 82건이 해제돼 전체 신고분의 6.1%를 차지했다.

 

해제 건수는 4월 47건보다 74% 늘었다. 5월 말 체결된 계약은 이달 말까지 신고될 수 있어 거래량과 해제 건수 모두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해제 신고가 올라왔다고 해서 누가, 왜 계약을 깼는지까지 알 수는 없다. 매수인의 자금 사정이나 대출 문제일 수도 있고, 당사자끼리 합의해 무른 경우도 있다. 82건을 전부 집값이 뛰자 마음을 바꾼 매도인 탓으로 돌리기는 무리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최근 시세가 빠르게 뛰면서 계약금의 배액을 돌려주고 매물을 거둬들이려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 해제는 동탄역 생활권에서 두드러졌다. 청계동에서는 5월 계약 257건 가운데 28건이 해제됐다. 해제 비율은 10.9%로 동탄구 평균의 두 배에 가깝다.

 

동탄역 롯데캐슬이 있는 여울동에서는 같은 기간 계약 159건 중 12건이 해제돼 7.5%를 기록했다. 여울동은 기존 오산동의 법정동 명칭이 지난 3월 1일부터 변경된 지역이다.

 

가격 상승세도 수치로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5일 기준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2.22% 올랐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직전 주에도 1.98% 상승했다.

 

동탄역 주변 선호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7㎡는 지난 4일 22억25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달 7일 기록한 직전 최고가 20억80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면적의 매도 호가는 최고 24억원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호가는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일 뿐 실제 거래가격과 같지는 않다. 신고가 한두 건만으로 단지 전체 가격이 같은 수준까지 올랐다고 판단하기도 이르다.

 

시장에서는 최근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개선과 동탄역 주변의 교통·생활 인프라, 비규제지역 투자 수요 등을 꼽는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약도 매수 심리를 자극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7일 2026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합의안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고 주거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무주택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연 1.5% 금리의 사내 주택대부 제도를 도입해 주택 구입자금은 최대 5억원, 전세자금은 최대 3억원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알려졌다.

 

이는 시중은행이 아파트를 담보로 빌려주는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회사가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사내 복지제도다. 특별경영성과급 규모도 회사 실적과 사업부별 기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리 주거 지원과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삼성전자 사업장과 가까운 동탄을 찾는 매수 문의가 늘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만으로 최근 상승세 전체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에 쌓여 있던 기대를 끌어올리는 촉매가 됐다는 분석이다.

 

동탄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매물을 다시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5월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 매매계약 1355건 가운데 82건이 해제됐다. AI 생성 이미지
동탄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매물을 다시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5월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 매매계약 1355건 가운데 82건이 해제됐다. AI 생성 이미지

계약 해제를 둘러싼 매도자와 매수자의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민법상 별도 약정이 없다면 상대방이 계약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는 등 이미 계약 이행에 착수했다면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돌려주는 것만으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깰 수 없다. 현장에서는 계약 해제를 막기 위해 중도금을 앞당겨 지급하려는 매수인과 이를 받지 않으려는 매도인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사례도 전해진다.

 

상승세는 동탄역 주변에서 호수공원 일대로 번지는 모습이다. 송동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면적 106.94㎡는 지난 7일 1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5월 거래가격보다 1억~1억3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호가가 크게 뛰었지만 실제 거래가격이 모두 따라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계약 해제와 매물 회수가 이어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가격 줄다리기도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