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당국이 올해 3분기(7∼9월)에 적용될 연료비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 가운데 전기요금도 사실상 동결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여름철 유독 무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0조원이 넘는 부채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의 재정부담도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전은 22일 올해 3분기에 적용될 연료비조정단가를 1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연료비 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17개분기 연속 동결됐다.
◆연료비조정단가 동결…다른 구성요금은?
한전에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연료비조정단가는 일반적으로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과 LNG 등 연료비 변동상황을 고려해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현대 최대치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3분기 실적연료비는 최근 3개월 간 유연탄, LNG, BC유의 무역통계가격 평균을 환산계수로 가중해 산출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또 한차례 동결됐지만, 관건은 다른 요금이다. 기본요금이나 전력량요금 등의 인상여부는 전력당국이 통상 당정 등을 통해 결정하는데, 사실상 3분기에는 동결될 것으로 보는 것이 우세하다. 고물가에 민생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현 정부에서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3분기 전기요금 동결…13개 분기 동결
한전이 이번에 발표한 연료비조정단가 동결이 전기요금 동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한전 관계자는 “이번 동결 발표는 연료비 조정요금에 한정된 것이며, 나머지 전기요금에 관한 사항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3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다고 보고 있다. 현 정부의 요금 관련 기조와 중동전쟁이 종결 수순을 밟고 있는 점, 고물가 등 민생경기가 어렵다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하면 3분기 내 기본요금 등을 인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일반용 전기요금은 13개 분기 연속 동결된 셈이다.
앞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2일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전기료 인상 요인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가급적 가스 사용을 최소화하고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빨리 늘리는 정책”을 꼽으며 “중동전쟁이 우리 국민의 전기료 인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숙제”라고 한 바 있다.
◆여름철 무더위에…한전 부채 더 심화할까
한전의 재무상황과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이행을 위한 자금 확보 등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진단이다. 특히 올해 여름은 이전보다 더 무덥고 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 사용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요금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요금 동결에 따른 한전의 타격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전년동기대비 0.7%, 0.8% 증가한 매출액 24조3985억원, 영업이익 3조7842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부동산 매각 등 재무정상화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뤘지만, 부채와 차입금이 206조원, 128조원으로 하루 이자비용으로만 114억원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1~202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연료비 급등으로 인한 누적 엉업적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부채 해결을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마진을 개선해야 하는데 여름철 전기요금 인상이 사실상 무산된 만큼 당분간은 막대한 이자비용 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년간 동결됐지만…10명 중 4명 여전히 “전기료 내려야”
하지만 전기요금을 사용하는 국민들은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 전기료가 최근 3년 간 동결됐지만 국민 10명 중 4명은 여전히 전기료를 내려야 한다고 인식했다. 한전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5년도 주택용 전기요금 소비자인식지수 산출 연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41%가 가정용 전기료를 내려야 한다고 답변했다. 일반용(16%), 교육용(19%), 산업용(24%) 등 다른 용도별 요금과 비교해 인하해야 한다는 여론이 가장 높다. 국민 37%는 ‘전기료가 비싸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응답자의 38%가 ‘누진제로 인해 사용량이 늘면 요금 부담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을 선택했다. 가정용 전기료가 지속적으로 인상됐기 때문이라는 답변도 31%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