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상 콘텐츠 소비가 숏폼과 롱폼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짧은 영상 중심 소비가 지속되는 동시에 긴 호흡의 롱폼 콘텐츠 이용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이다.
유튜버 침착맨은 최근 ‘채널십오야’에 출연해 ‘2026 상반기 유튜브 트렌드’를 논의하면서 “(유튜브 영상이) 양극단화돼 있다”며 “엄청 쇼츠 아니면 엄청 길게”라고 말했다. 이는 영상 길이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엄지윤은 이와 관련해 최근 ‘밥 친구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밥 친구’는 혼자 식사할 때 부담 없이 틀어놓고 보는 영상을 뜻한다. 그는 “옛날에는 쇼츠나 10분 정도의 영상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에는 아예 롱폼 형태의 가볍게 볼 수 있는 밥 친구 채널들이 더 인기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팟캐스트나 토크형 콘텐츠처럼 흘려 들을 수 있는 롱폼 영상이 ‘밥 친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유튜버 빠니보틀은 “요즘 쇼츠를 만들지 않지만 4시간짜리 영상은 준비해놨다”며 “영양가가 있는 영상들은 밥 먹을 때나 설거지할 때 아까워서 못 본다”고 공감했다. 개그맨 곽범도 “(그런 영상에는) 집중해야 된다”며 “자막이나 효과음이 많은 영상은 피로도를 주지만 오히려 긴 영상은 피로도를 안 준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숏폼을 시청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과 성인의 약 95%가 숏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의 이용률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유·아동 세대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숏폼 이용률이 높지만 롱폼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1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숏폼과 롱폼 시청 의향은 각각 84.8%, 83.4%로 높은 응답율을 보여 큰 차이가 없었다. 응답자들은 각 콘텐츠에 대해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취사 선택해 시청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각자의 장점을 토대로 모두 독자적 영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람들이 숏폼과 롱폼을 소비하는 이유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숏폼을 시청하는 이유로 ‘그냥 심심해서·호기심에’, ‘SNS를 하다가 우연히’, ‘이동 중에 편하게 볼 수 있어서’ 등이 주로 꼽혔다. 반면 롱폼은 ‘밥을 먹으면서 보기 좋아서’가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으며 ‘재미있는 영상이 많은 것 같아서’, ‘관심 있는 분야라서’, ‘전문성과 재미를 동시에 충족해서’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숏폼에 대한 피로감은 롱폼 소비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숏폼 중독’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영상을 계속 넘겨 보게 되고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다. 끊임없이 제공되는 정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며 의도적으로 숏폼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배경이다.
누리꾼들은 “한 영상조차 집중하지 못 하고 쇼츠랑 동시에 보고 있다”, “쇼츠를 하루에 1~2시간씩 보다 현타가 와 끊었는데 인생이 달라지고 시간 낭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는 숏폼의 쇠퇴보다 콘텐츠 소비 방식의 분화를 보여주는 현상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슈퍼 유튜버’ 등의 저서를 발간하고 유튜브 채널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주힘찬 작가는 최근 자신의 SNS 계정에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형태가 양극화되고 있다”며 “롱폼을 보는 사람은 점점 더 롱폼만 보고, 숏폼을 보는 사람은 점점 더 숏폼만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숏폼은 발견의 기회를 만들고 롱폼은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두 방식의 유입과 몰입 기능을 강조했다.

